▲ 극단 번작이의 창작 연극 '안녕, 엄마' 공연 장면.


"난 엄마처럼 억척스럽게 안 살래."

평생 자식 뒷바라지만 해온 '잔소리 쟁이' 엄마, 그런 엄마의 모습이 싫은 철없는 딸.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녀의 모습을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번작이(대표 조증윤)는 19일~6월 3일 봉황동 가인소극장에서 초연 10주년 기념 연극 '안녕, 엄마(현부경·조증윤 원작, 조증윤 연출)'를 공연한다. 이 연극은 극단 번작이가 2007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격년제 연극으로 가정의 달인 5월마다 공연해 관객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사했다.

연출을 맡은 조 대표는 "'안녕, 엄마'는 가장 평범한 엄마와 딸을 보여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배려만을 요구하는 딸에게 배려보다 농도 짙은 염려를 전해주는 엄마. 자식을 향한 사랑이 듬뿍 담긴 엄마의 걱정은 야무지고 단단한 딸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가슴 저릿한 모녀의 다툼은 현실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연극은 두 여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자유분방한 딸, 그런 딸의 일상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며 잔소리를 하는 엄마. 두 여자의 원룸은 하루도 조용할 틈이 없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20여 년간 자식 뒷바라지만 하던 엄마에게는 기자가 된 딸과 대학생이 된 아들이 최고의 재산이자 존재의 이유다. 엄마의 잔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딸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숨을 쉬듯 무심하게 엄마의 잔소리를 삼킨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가는 엄마의 간섭에 점점 참을성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결국 딸은 온갖 막말로 엄마를 몰아세우고, 그런 딸의 행동 때문에 실의에 빠진 엄마는 집을 나가 버린다.

딸의 눈에는 엄마의 삶이 구질구질하고 비참하게 보인다. 누구도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자식의 존재는 결국 엄마의 삶 한쪽 부분을 갉아먹어 균형을 잃게 만든다. 연극은 평범한 모녀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딸에서 아내, 엄마가 되는 한 여자의 일생을 보여준다.

조 대표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나만의 봄'이라고 할 수 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특이한 것 같다. 남자들은 모르는 애틋한 감정이 오고 간다. 연극의 진정성을 위해 진짜 엄마와 딸을 무대에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달라"고 밝혔다.

한편, 극단 번작이는 공연 기간 동안 '엄마 연극 보여주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모녀가 동반 관람할 경우 입장권 금액을 50% 할인해 준다. 입장권은 일반 2만 원, 청소년 1만 5000원이다. 문의/055-322-7852.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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