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학부모네트워크 장유초등모임 30일 '교육-맛있는 수다' 행사
지역 학부모 100여 명 모여 조별로 세 가지 주제 놓고 토론 진행



"내가 교장이라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교장 자리에 앉는다면 어떤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갈까. 장유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학교 교육을 놓고 허심탄회한 '수다를 떨었다'.
 
김해학부모네트워크 장유초등모임(대표 주정영)은 30일 장유2동주민자치센터 대회의실에서 '엄마들이 말하는 건강한 교육이야기-맛있는 수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장유지역 14개 초등학교의 학부모 100여 명이 모여 교육이라는 주제를 놓고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학교별 학부모 모임을 뛰어넘어 모든 학교 학부모들이 섞여 다른 학교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보를 교류하는 자리였다. 학부모들은 8명씩 팀을 이뤘고, 30분씩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했다. 주제는 '우리 학교 젤 잘 나가~', '나대는 엄마! 나서는 엄마!', '유쾌한 엄마들의 발칙한 상상, 내가 교장이다'였다. 학부모들은 자리를 바꿔가며 새로운 학부모들과 주제를 토론했다.
 
첫 주제 '우리학교 젤 잘 나가~'는 학교의 장점을 서로 나누는 내용이었다. 학부모들이 자녀가 속한 학교에 자부심을 갖고 그동안 몰랐던 학교의 특징을 알아가는 주제였다.


 

▲ 장유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30일 '엄마들이 말하는 건강한 교육이야기-맛있는 수다' 행사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수남초 최미정(38) 학부모는 "과밀학급과 증축으로 학교가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안정됐다. 학생 수가 많아서 방과후수업도 체계적이고 학교 분위기가 밝다"고 학교를 소개했다. 안명초 김동일(42) 학부모는 "율하에서 한림면의 작은학교에 다니다 보니 등·하교 시간이 길다. 그러나 그 동안 아이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좋다. 학교에서 자발적인 학부모 동아리인 '행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원정대, 작은 운동회 등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많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 '나대는 엄마'와 '나서는 엄마'를 보는 학부모들의 의견은 전체적으로 비슷했다.

석봉초 김인숙(34) 학부모는 "'나대는 것'과 '나서는 것'은 한끗 차이다.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일부에서 '나대는 엄마'라고 보기도 해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덕정초 김미정(45) 학부모는 "'나대는 엄마'는 행동 없이 말로만 문제점·개선방안을 지적하는 학부모다. '나서는 엄마'는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나대는 엄마'도 학교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의견을 내기 때문에 함께 소통하고 힘을 모으면 더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제 '유쾌한 엄마들의 발칙한 상상, 내가 교장이다'는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를 그려보고 학교의 입장을 이해해 보는 내용이었다.

석봉초 황은미(40) 학부모는 "우리 조에서는 '매일 등교 때 아침 맞이를 하겠다', '열린 교장, 소통하는 교장이 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교장이 하루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수업이나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과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정 학부모는 "학교 교육에서 학교, 교사, 학부모가 중심이 되면서 정작 아이들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요구를 배제하고 교육 방향과 프로그램을 짠다. (내가 교장이라면)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원하는지 묻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학부모들은 조별로 나눈 토론 내용을 종이에 적으며 서로의 생각을 정리했다. 토론이 모두 끝난 후에는 조별로 학부모들이 토론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관동초 송대림(41) 학부모는 "다른 학교 학부모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일이 거의 없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몰랐던 것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다. '어떻게 아이들을 잘 키울 것인가'라는 공통적인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행사를 평가했다.
 
김해학부모네트워크 장유초등모임 주정영 대표는 "장유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처음 가졌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학교를 바라보기만 하면서 요구만 했던 학부모에서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교육 주체로 변신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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