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만들어 멤버 7명 활동
7월 8일 칠암도서관서 발표회
26년 전 작품 등 총 10곡 실어




김해와 부산에서 활동하는 30~40대 직장인 록그룹 '톰밴드'가 최근 첫 정규음반 '우리들은 락커다!'를 발표했다. 밴드 활동 23년 만에 정식 가수로 데뷔한 셈이다. 오는 7월 8일에는 삼방동 칠암도서관에서 음반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앞으로 어떤 다양한 활동을 펼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톰밴드는 리더 임영철(39·기타) 씨와 백세인(40·보컬), 김동현(40·보컬), 임영배(37·기타), 허성용(38·베이스). 하경륜(31·드럼), 김민희(30·여·키보드) 씨로 구성된 7인조 직장인 록그룹이다. 임 씨는 "김해 시민들에게는 낯설겠지만 김해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록그룹"이라고 소개했다.
 
1994년에 만들어진 톰밴드는 이른 바 학교 '불법서클'이었다. 임 씨는 "그 때는 학교에서 허가를 안 해 주면 무조건 불법이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제대 후 본격적으로 밴드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다들 학생 신분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세탁소 대표부터 렌터카 영업직원, 은행 직원, 우유대리점 사장, 엔지니어, 실용음악학원 원장 등 직업은 다양하다. 살고 있는 지역도 다 다르지만 음악 활동을 할 때엔 하나가 된다. 임 씨는 "오랜 인연을 유지하는 비결은 리더의 독재 덕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음악보다는 우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실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활동 23년 만에 첫 앨범을 발표한 직장인 록그룹 '톰밴드'가 녹음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톰밴드

첫 앨범 '우리들은 락커다!'에는 총 10곡이 실려 있다. 멤버들이 과거에 직접 작곡·작사한 곡들이다. 곡 이름은 모두 독특하다. '장보기', '올드보이', '빠라빠라밤빠', '날아라 시방새' 등 눈길을 사로잡는 곡이 많다. 임 씨는 "일상생활에서 얻은 영감으로 곡을 쓴다. 가장 오래된 곡은 1991년에 만든 '장보기'다. 나머지 음악도 10~20년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씨는 "음악을 한 지 오래됐다. 우리는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지인들은 벌써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주변에서 '언제까지 음악을 할래,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런 소리를 듣기 싫어 앞으로도 계속 그룹 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음반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톰밴드의 곡들은 여타 록음악과는 약간 다르다.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백 씨는 "노래를 들은 외국인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베리 이지(매우 쉽다)'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쉽게 따라 부를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 씨는 "우리는 체에 거르지 않은 '날 음악'을 한다. 일반적인 록음악의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에서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우리들은 락커다'이다. 임 씨는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곡이다. 2000년 MBC대학가요제 경남 본선에까지 올라간 의미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톰밴드는 앨범 표지에 '소리를 크게 하여 들으시면 더욱 좋습니다'라고 청취 요령을 안내해 놓았다. 임 씨는 "노래에 숨겨진 추임새가 많다. 하나씩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톰밴드는 이제 정식으로 데뷔한 그룹답게 매니저도 두고 있다. 임 씨는 "일정을 챙기기보다는 술 친구 역할을 맡고 있다. 직장인이어서 사회관계망(SNS)만 관리하지만 앞으로 바쁘게 될 후배"라며 껄껄 웃었다.
 
허 씨는 "앨범을 내고 보니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 점차 공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20여 년간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지만 앨범이라는 흔적을 남기게 됐다. 100세까지 헐렁하고 여유 있게 밴드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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