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평생교육원 원장.

2017년에 이어 2018년 '김해의 책' 선정위원이 됐다. 6월 중순 첫 토론회가 열렸다. 교사, 도서관 사서, 학부모, 일반인 등 16명의 위원만으로 '김해의 책' 후보도서를 선정한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평소에 관심이 있는 내용들이라 쉽게 읽혀지고 재미가 있었어요."

"저는 그 책 별로이던데요. 전 그것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인지 읽으면서 많이 지루했어요."

순간, 가슴이 턱하니 뭔가 걸리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좋아하는 책을 읽던 편식 독서 습관이 발목을 잡았다. 나의 취향과 잣대로 후보 도서를 선정하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게 됐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선정위원들 모두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보편적인 책 읽기라고 애써 위안을 삼아보지만 무작정 '김해의 책'이라고 읽기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가, 뒤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책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어야 하는데 부담되는 책 읽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대개 책을 읽고 독서토론회나 행사에도 참석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해의 책'의 경우 모두 다 좋아하는 책이라고 할 수 는 없다. 그래서 시민들의 접근성과 독서력에 맞는 책을 먼저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후보도서들은 선정위원만 읽는 게 아니다. 교사나 학생들에게 읽혀 보고, 책 읽는 동아리 모임에서도 읽도록 해 보면서 후보도서 선정에 신중을 기울인다.

선정위원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선정위원들의 성향에 치우치는 책을 선정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감하며 토론할 수 있는 책을 선정하기 위해 되도록 신간 도서에 초점을 맞춰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후보도서를 선정하려고 애쓴다.

선정된 '김해의 책'은 학교에서 독서 골든벨 행사를 진행하고, 독후감을 공모하고 있다. 또한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집필의도를 파악하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독후활동 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어린이 도서는 동화구연이나 아동극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이 작업들은 책 선정된 몇 개월 후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책 읽기가 완료됐다고 보는 시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게 책을 읽기 위해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먼저 해 보면 어떨까?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의 책이 아니더라도 좀 더 흥미로운 책 읽기가 되지 않을까? 필요에 의한 책 읽기의 독후 활동이 아니라 독전 활동을 한다면 시민들, 특히 학생들이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김해의 책'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의무감을 가지고 독후활동을 위해 읽는 책이 아니라,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스스로 뽑아 읽을 수 있는 책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년에는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책 선정 이후 바로 진행돼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매개가 됐으면 좋겠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다양한 선행 활동들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책을 읽게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이 어렵게 읽혀지지 않고 재미나게 읽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후보도서 선정뿐만 아니라 책 읽기 전에 선행할 수 있는 다양한 독전 활동들을 김해시, 선정위원들,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서 더 풍성하게 재미있게 '김해의 책'이 읽혀졌으면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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