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동 임호초 학부모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호초 지난달 29일 ‘인사 캠페인’
김해시종합복지관 기획 지역사업
각급 학교, 아파트 등 여러곳 참여



지난달 29일 오전 8시. 외동 임호초 중앙현관에 학부모 10여 명이 모여들었다. 다들 '내가 먼저 웃으면서 큰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파란 띠지를 몸에 둘렀다. 학교 입구에는 학생회  간부학생들이 색색별 조끼를 입고 서 있었다. 이들은 '가치 있는 인사 같이 하는 인사', '인사하면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책가방을 둘러멘 학생들이 하나 둘 들어왔다. 학생회 간부학생들은 "가치 있는 인사, 같이 하는 인사"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학부모들은 등교하는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그들을 꼭 껴안았다. 따뜻한 포옹을 받은 학생들의 얼굴에는 어색함과 반가움이 절반씩 담긴 복잡한 미소가 '씨익' 하고 번졌다. 낯선 포옹이 어색한 학생들은 학부모들이 크게 벌린 양 팔 사이를 쓱 하고 지나쳤다.
 
이날 행사는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한 '인사 나눔 캠페인'이었다. 이웃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인사'로 바꿔볼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기획한 사업이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이민정 사회복지사는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이다. 인사를 통해 서로를 알아간다. 인사가 잦아질수록 이웃 간 거리가 가까워지고,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인사가 이웃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길 바라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시작한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의 인사 나눔 캠페인은 '내가 먼저 웃으면서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임호초뿐만 아니라 신어중, 내동중, 김해내동초 등의 학교들과 외동 임호마을동일드림빌 아파트, 쌍용스윗닷홈 아파트 등 여러 아파트에서도 참여했다.
 
학교 중앙현관 앞에는 학생회가 만든 '미션 게시판'이 설치됐다. 여기에는 학생들이 직접 적은 종이들이 붙어 있었다. '키 작은 친구와 포옹하기', '나랑 같은 반 친구와 인사하기', '흰 옷을 입은 친구를 찾아 인사하기' 등이 다양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오전 8시 30분. 게시판 앞은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 종이를 뽑아든 학생들은 종이에 적힌 대로 임무를 수행한 뒤 확인을 받아야 했다. 임무를 수행한 학생들에게는 달콤한 사탕이 주어졌다. 누군가가 등 뒤를 툭툭 쳤다. 문시연(9) 양이 종이를 보여주며 "흰 옷 입은 사람이랑 인사해야 돼요"라고 외쳤다. 마주보며 문 양과 인사를 나눴다. 문 양은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인사나눔캠페인을 했다. 모르던 친구들이랑 쉽게 친해진다. 새로 사귄 친구가 한 명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인사나눔캠페인에 참여한 주부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학부모 정민서(45·여) 씨는 "학생들과 하이파이브하고를 하고 포옹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모르는 아이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경험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인사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임호초는 최근 학교폭력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임호초 임송자 교감은 "캠페인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면서 배려와 나눔이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밴 것 같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얼굴도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다.
 
학생회 윤유주(12) 회장은 "인사나눔캠페인 덕분에 다른 학교 친구들한테도 쉽게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어머니랑 시장에 가다 만난 이웃들에게도 더 큰 소리로 인사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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