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율하천에 녹조가 잔뜩 발생해 있다. 사진제공=배주임 독자



생태하천 복원사업 후 문제 발생
썩은물 고이고 이끼 둥둥 떠다녀
주민들 “문만 열면 심한 냄새 나”
시 “가뭄, 생활오·폐수 방류 원인”




김해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율하천 곳곳에서 녹조현상이 일어나고 심한 악취가 발생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잘못된 복원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김해시는 심각한 가뭄과 생활 오·폐수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김해시는 2015년~올해 12월까지 사업비 98억 원을 들여 관동교~신안교 1.38km 구간에 율하천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하천에 환경물을 설치하지 않고, 물의 흐름을 통한 산소 공급과 함께 자연적으로 수초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생태하천을 복원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하천 바닥은 콘크리트와 돌로 탄탄하게 조성하고, 하천 경사에는 돌과 토사로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식생을 유도했다.
 
정비공사 이후 율하천의 모습은 크게 변했다. 공사를 하기 전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많은 물고기들이 살던 하천은 온데 간데없고, 지금은 썩은 물이 고여 악취가 난다. 하천 바닥 곳곳에는 이끼가 끼어 녹조가 물에 둥둥 떠다닌다.
 
이러한 하천의 변화에 하천 옆 산책로를 다니는 인근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하천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주현(38·여·관동동) 씨는 "정비공사 이후에 녹조현상도 보이고, 물이 흐르지 않은 채 고여 악취까지 난다. 하천으로 생활오수까지 흘러나와 맑았던 하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 최모(47·여·관동동) 씨는 "옛날에는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어도가 있었다. 이제는 계단으로 전부 바뀌어 더 이상 물고기가 올라오지 못한다. 하천 바로 앞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이 베란다 문을 열면 냄새가 난다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입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가 하천 복원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48·관동동) 씨는 "복원 사업을 하면서 작은 자갈 대신 큰 돌들을 중간 중간에 둬 물이 흐르지 않게 만드는 바람에 악취와 녹조 현상을 일으킨 것 같다. 복원 사업을 하기 전에 주민들이 많이 반발했지만 시는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녹조·악취 등의 원인을 가뭄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입주민도 있다. 시에서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태 전문가들은 생태하천 복원사업 때문에 율하천이 자연 정화 기능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생태연구가 A 씨는 "하천 바닥의 모래, 자갈과 하천에 사는 물고기들은 물을 자연정화한다.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하면서 하천 바닥에 시멘트를 발라 자갈이나 돌들이 줄어드는 바람에 하천의 자연정화 기능이 떨어져 녹조가 끼고 악취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는 가뭄과 함께 우수통로관에서 흘러나오는 인근 주택단지, 아파트의 생활 오·폐수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시 친환경생태과 관계자는 "빗물이 흘러야 할 우수통로관에서 인근 주택단지 혹은 아파트의 생활 오·폐수가 나와 악취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 오·폐수를 근절시켜야 하지만, 단속 범위가 넓어 원인이 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생활 오·폐수와 관련해 현수막을 설치했다. 장유 출장소와 함께 통장회의 등 모임을 통해 홍보, 단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손유정·임지혜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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