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올해부터 제도 첫 도입
제대로 능력 발휘 못하는 말들 대상으로 실시
8000만 원짜리 '운동 내시경' 장비 구입해 활용



경주에서 최대 2000m 주로를 달리는 경주마는 대회 출전을 위해 힘든 훈련을 견뎌야 한다. 경주를 할 때는 체중 500㎏ 이상인 말이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시속 60㎏ 이상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경주마는 호흡기계 및 운동기계 질환에 시달려 경주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환이 악화될 경우에는 경주마로서 퇴출되거나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 경주마에게 운동내시경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제공=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체계적인 건강 검진은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사전 질환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경주마에겐 최고의 의료복지다.

1000마리 경주마의 건강을 책임지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동물병원은 올해부터 경주마 '사전 건강검진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서유진 수의사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주마는 높은 훈련 강도 때문에 운동능력 저하 요인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과거에는 질병 발생 이후 진단·치료에만 집중했지만, 사전 건강검진 시스템 도입으로 질환 위험요소를 조기에 발굴·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 검진 대상마는 겉으로 보기에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 보이지만 정상적으로 운동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주마들이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동물병원은 전력 질주를 할 때 충분한 속력을 내지 못하는 말, 운동 후 심박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말, 피로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린 말 등 6가지의 경우의 검진 범위를 정해 놓았다.

▲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관계자들이 운동내시경을 장착한 경주마를 대상으로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주·조교사·말 관리사는 관리하고 있는 말의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동물병원에 검진 대상마로 신청할 수 있다. 최종 검진마로 선정된 말은 사람처럼 기본 마체검사에서부터 임상병리·호흡기계·심맥관계 검사 등 '종합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게 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음식물 개선, 약물 처치, 수술시행 등 경주마별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검진 서비스항목 중 운동내시경 장비를 이용한 호흡기계 검사가 단연 눈에 띈다.

경주마가 운동 중에 겪는 호흡기 형태이상 및 기능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장비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 동물병원은 지난 4월 8000만 원짜리 운동내시경 장비를 구입했다.

지난 7월 22일에는 말 전문 외국인 수의사를 초청해 경주마를 대상으로 운동내시경 장비 임상적용 기술교류를 실시했다.

진료 서비스를 받은 남아공 출신의 라이스 조교사는 "해외에서는 운동내시경 장비를 활용한 말 호흡기계 진료가 일반화돼 있다. 앞으로도 '사전 건강검진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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