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감초에서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달빛도서관.


학부모·교직원 운영 ‘달빛도서관’

대동면 대감초(교장 허성대)는 전교생이 50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학교입니다. 학교에서 나오면 보이는 것이라고는 논밭 그리고 산밖에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갈 수 있을 만한 곳이라고는 집 아니면 학교 밖에 없습니다. 그 흔한 문화시설 하나 없는 이 학교, 심심할 것 같다구요? 아뇨, 저희가 살고 있는 대감초에서는 화요일 저녁마다 특별한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달빛도서관'입니다. 해가 지고 달빛이 뜨는 오후 5~8시 달빛도서관에 모여 다들 책을 읽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거나 영화를 관람하고, 작은 공예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달빛도서관은 3년 전 고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목공예와 한지공예가 시작입니다.

달빛도서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학부모·교직원의 독서동아리인 '책두레' 회원들입니다. 책두레 회원 9명은 공예 교육을 직접 실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화책을 선정하고 내용을 직접 그림으로 그린 뒤 학생들에게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다함께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죠.

달빛도서관 프로그램은 단지 도서관 안에서만 열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경남 하동에 있는 박경리생가에 문학기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올해 9월 9~10일에는 구봉초, 봉황초 독서동아리 학생, 학부모 들과 함께 '한여름밤의 낭독 캠프'를 가질 예정입니다. 서로 모여서 연극을 하기도 하고, 함께 책을 읽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학부모들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을 읽어 주면서 5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을 돌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매번 다른 간식을 골라야 하고, 활동이 끝나면 어린이들을 직접 귀가시켜야 하고, 매번 공예 활동을 준비하는 일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학부모 중에는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어린이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에는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화요일만 되면 해맑은 어린이들의 모습에 흔히들 이야기하는 '아빠미소', '엄마미소'를 보이는 사람들이니까요. 앞으로도 그 미소가 쭉 이어지는 대감초가 되길 기대합니다. 대감초 달빛도서관 파이팅! 김해뉴스

손유정·임지혜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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