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희 김해시의회 의원(바 선거구)

필자는 최근 지난 20여 년간 모으고 소장해 왔던 김해지역 근·현대사 자료 사진 54점을 김해시의 김해시사편찬위원회에 기증했다. 이 중에는 서슬이 시퍼랬던 1929년 우리 고장 출신 한글학자 이윤재 선생이 김해에 와서 한글강좌를 하고는 모인 사람들과 함께 김수로왕릉앞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다. 일제 식민치하에서 한글을 배우는 강좌를, 그것도 한글학자 이윤재 선생을 서울에서 모셔 와 공개적으로 치르고 나서 가야왕도의 꿈이 서린 김수로왕릉 앞에서 촬영을 하니 얼마나 조상과 후손과 역사 앞에 떳떳하고 자랑스러웠겠는가!

필자는 이러한 사진을 모으고 볼 때마다 '만약 내가 이 때 이 분들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 때마다 전율처럼 몸을 휘감는 의식, 필자는 이것을 '역사의식'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우리는 역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지기도 하고, 벅차오르기도 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하는가? 그것은 우리 삶의 총체가 역사 속에서 철저하게 심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 닥쳐오는 환경에 어떻게든 반응하고 적응하며 살아오다가도 역사 앞에 서면 자신의 삶이 총체적으로 반성과 심판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 순간 역사를 생각하며 살 수는 없다. 시시각각 자신에게 닥쳐오는 일들에 반응하다 보면 살아가기에 급급한 모습이 우리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역사를 생각하면서 살아보자. 삼일절이 되면, 4·19나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 유월항쟁기념일을 맞으면 앞에서 예시한 사진들을 보면서 역사를 돌아보면서 살자. 특히 공직자는 매 순간 자신의 행위가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현재의 밑거름이 되는 역사를 돌아보면서 살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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