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7일 김해도서관 갤러리서
목공예·그림·도자 '부부전, 둘'

대학 캠퍼스커플 이선엽·이석은
나무 추상작품, 여백미 유화 출품

운명적 공방 조우 김병도·우연주
공동작업 항아리 '진심' 등 소개해

 

▲ 김병도·우연주의 '진심(초벌구이 전 단계)'.

김해의 부부예술인 두 쌍이 참여하는 특별한 공동전시회가 김해도서관에서 열린다. 

김해도서관 갤러리가야는 오는 22~27일 이선엽(52)·이석은(46) 부부와 김병도(52)·우연주(42) 부부의 공동기획전 '부부전, 둘'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목공예, 그림, 도자 작품 40여 점을 소개한다.

이선엽 씨는 "부부가 같이 작업을 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김 씨 부부와 서로 금방 친해졌다. 알고 지낸 지는 10년 정도 됐지만 지난해 처음 함께 전시회를 열었다. 그 때는 각자의 개인전을 엮는 형태였다. 올해는 '부부전'의 형태로 조금 더 특별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선엽·이석은 부부는 약 20년 전 중앙대 캠퍼스커플로 만나 결혼했다. 각각 목가구디자인과 섬유미술을 전공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구상과 비구상의 간격'이라는 부부만의 작은 주제도 정했다.

남편 이선엽 씨는 '콤포지션2016-비례2', '콤포지션2016-비례3' 등의 부조작품을 출품했다. 단순한 사각의 형태들로 화면을 구성해 리듬감과 균형감을 표현한 게 특징이다. 그는 "평소 '선, 면, 각, 곡'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모양을 이용한 추상작업을 즐긴다. 추상작품은 보는 이마다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작품들은 '나무'라는 소재를 통해서 추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선엽의 '콤포지션2016-비례2'.


부인 이석은 씨는 '플라워-조이2', '플라워-패션2' 등의 유화를 선보인다. 각 작품에는 해바라기 꽃이 4분의 1 정도만 그려져 있다. 이 씨는 "일정 부분은 가려두고 관람객이 상상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렸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더 강렬하게 와 닿아서 이처럼 '잘라 먹는 구도'를 선호한다. 몽환적이면서도 여백을 남기는 작업이 좋다"며 웃었다. 

도예가 부부 김병도-우연주 씨는 현재 진례면에서 공방 '려도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년 전 작품 활동을 위해 한 작업장을 찾아갔다가 처음 만났다. 대화가 잘 통했던 이들은 만난 지 2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 김 씨는 "주로 분청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은 거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한다. 서로를 잘 이해하니까 함께 일하는 게 편하다. 창작을 할 때도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부부가 정한 이번 전시회의 작은 주제는 '기, 2017 꽃길'이다. 현실에서는 어렵겠지만 항상 꽃길만 걷고 싶은 부부의 바람을 담았다.

▲ 이석은의 '플라워-조이2'.

김 씨는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테라시질라타 기법으로 작업을 많이 했다. 초벌과 재벌을 한 후 테라 흙을 발라 3번 구워낸 것이다. 테라시질라타는 입자가 매우 미끄럽고 부드러운 광택을 내기 때문에 유약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또 안료의 혼합으로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아리 작품 '진심'은 수많은 꽃송이 조형물로 뒤덮여 있다. 또 다른 작품 '푸르른날'은 큰 사발 모양의 도자 작품이다. 도구를 이용해 사발에 구멍을 파냈는데, 그 문양이 마치 숲과 같은 형태를 띤다. 김 씨는 "여름의 숲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풍성한 한여름의 울창한 나무를 말이다. 사람에게도 누구에게나 그런 화려한 날은 있었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픈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오는 24일 오후 6시에는 참여 작가 초청행사가 열린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