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팩글로벌 박영석(오른쪽) 대표가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 김성규 지부장에게 접이식 플라스틱 상자를 설명하고 있다.



골판지로 수출용 포장용기 개발
가정용 제품 만들어 미국 매장 납품
중기진흥공단 지원이 성장 밑거름
4년 만에 매출 배 이상 급신장세




지난달 19일 미국 아칸소주 벤트빌에서는 '월마트 파워벤더 1대1 상담회'가 열렸다. 월마트는 전세계에 1만 1723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유통기업이다. 이날 상담회에는 롯데상사 등 국내기업 12개사가 참여했다. 국내 유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해지역 기업도 있었다. 바로 진영읍 우동리에 본사를 둔 인팩글로벌㈜(대표 박영석)였다.

인팩글로벌은 2005년 내수 물류포장업으로 시작한 회사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8개국에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대형매장과 홈쇼핑에 접이식 플라스틱 상자(MSC) 등 생활소품을 납품하는 수출기업이다. 2014년 55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불과 4년 만에 125억 원(2016년)으로 급증했을 정도로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팩글로벌은 창업 후 제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국내·외에서 특허 10건을 출원했다. 직원 42명 가운데 6명을 개발부에 배치했을 정도로 연구·개발(R&D) 비중이 높다. 지난 5년간 개발비 투자액만 30억 원에 이를 정도다. 인팩글로벌은 이렇게 해서 얻은 기술력을 발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중량물 종이상자(TPS), 회수용 스틸케이스(RPS), 플라스틱 다단상자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원래 대기업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맡았던 박 대표는 2001년 핀란드 엘테테 사의 한국대리점을 운영하면서 포장재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새로운 포장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하다 만든 제품이 목재 대신 판지를 활용한 컨테이너 고정 지지대였다. 박 대표는 "컨테이너에 제품을 적재할 때에는 파손을 막기 위해 제품을 고정한다. 기존 목재 제품으로 제품을 고정할 경우 30분 이상이 걸려 작업능률이 낮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종이앵글을 이용한 브래킷을 개발해 납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박 대표는 골판지를 활용한 수출용 포장상자를 구상했다. 그는 나무상자의 경우 수출과정에서 방역·폐기 비용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8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자동차·중장비 부품, 조선기자재 등 중량물을 적재할 수 있는 종이 포장상자를 시장에 선보였다. 제품명을 'TPS'로 정하고 홍보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종이로 만든 포장상자가 견고하겠느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자동차가 올라가도 끄떡없는 내구성이 확인되고, 습기조정뿐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인팩글로벌의 도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기존 포장물류에 변화를 주기 위해 6년 이상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2013년 회수용 플라스틱 다단상자(MSC)를 출시했다. 각종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농·수산물 포장, 자동차·전자부품 등 수출포장재가 재활용 용기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인팩글로벌의 MSC는 제품 적재량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색깔을 활용해 제품별, 수출 국가별로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 후 회수할 때 70% 이상 부피를 줄일 수 있어 물류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인팩글로벌은 기업을 상대로 납품하는 포장물류에 머물지 않고, 소비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산업용 다단 적재 플라스틱 포장기를 개량해 가정에서 수납용으로 사용하도록 개발한 '스마트 클레이트'를 미국 유수의 유통업체인 홈디포,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 목표를 플라스틱 생활용기 등의 수출로 잡았다.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벤더(판매자) 등록과 국제 규격 심사를 6개월 만에 끝내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에서는 다용도상자 등 수납을 위한 생활소품 시장이 한국의 100배에 이른다. 다용도 수납상자인 스마트 클레이트는 소규모 작업현장뿐 아니라 농·어업, 캠핑 등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500만 달러 수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팩글로벌이 견고하게 성장하는 데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이 한몫을 차지했다.

인팩글로벌은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 창업자금 5억 원을 지원받았고, 사업 정체기에는 긴급경영안전자금 1억 4000만 원과 신성장기반자금 3억 원 등을 받아 제품 개발과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스마트 클레이트가 해외전시회에서 호평을 받고 미국의 대형유통체인과 납품계약을 진행하자, 중소기업진흥공단 동부지부는 수출사업화자금 5억 원을 신용으로 지원해 인팩글로벌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인팩글로벌은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원하는 '글로벌CEO 클럽' 회원기업으로 활동하면서 수출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일채움공제 가입, 수출지원사업 참여 등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다양한 연계 활동을 통해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이어진 중소기업진흥공단과의 동반자관계가 회사의 지속적 도약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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