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성 김해중부서 형사지원팀 순경

지난달 18일 서울 약수동의 한 도로에서 22세 남성이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때려 치아 6개를 손상시키는 폭행을 저질렀다. 주변 시민들이 말리자, 트럭을 운전해 시민들에게 돌진할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연인 간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데이트 폭력'이란 미혼의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저지르는 폭력이나 위협을 말한다. 폭력적인 행위뿐 아니라 언어폭력, 정신적인 억압을 통해 상대방을 통제·조정하고자 하는 비물리적인 행위도 포함된다. 서로의 존재감을 존중해주면서 사랑의 감정을 나눠온 연인들이 '내 것'이라는 소유욕구를 강하게 갖게 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소가 19세 이상 60세 미만의 남성 2000명 대상으로 '성인의 데이트 폭력 가해 연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의 79.7%가 데이트 폭력을 한 번이라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행동 통제가 71.7%, 심리 폭력이 36.6%, 신체 폭력이 22.4%이었다.

가해자는 죄의식을 점점 더 미약하게 느끼고 있으며, 데이트 폭력을 단순히 개인적 일로 생각하거나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과거에는 연인 간 데이트 폭력을이 단순한 개인적 사랑싸움으로 보기도 했지만, 사실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남녀 모두 인식해야 한다.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찰은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악화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관심 역시 필수적이다.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피해자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경찰 상담 및 지원을 받아 더 큰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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