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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아름다움 즐기는 시간”
  • 수정 2017.09.20 11:28
  • 게재 2017.09.13 09:24
  • 호수 339
  • 8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클레이아크, ‘경덕진 백자’전
내년 2월 18일까지 돔하우스서
중국 장시성 활동 작가 아홉 명
그릇·설치작품 등 180점 전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내년 2월 18일까지 미술관 돔하우스 전관에서 올 하반기 기획전 '경덕진-백자에 탐닉하다'를 개최한다. 경덕진은 중국 장시성 북동지방에 있는 도시다. 옛부터 백자의 원료가 되는 도토가 생산되고 교통이 편리해 도공들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경덕진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아홉 명이 참여해 백자 그릇, 도판, 설치 작품 등 총 180여 점을 선보인다.

돔하우스 1층 중앙홀에는 이승희 작가의 작품 '기억'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전시실에는 붉고 검은 대나무 250주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 작가는 "중국 송대의 시인이자 서예가인 소동파의 고사를 인용했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초록색 대나무 숲의 고정관념을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갤러리1 입구에는 백자로 만든 수묵 산수화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장밍 작가의 작품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백자 조각들을 밀도 있게 겹쳐 놓은 모습이 하늘에서 내려다 본 구름을 연상케 한다. 어린이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파도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전시실 안쪽에는 진젠화 작가의 설치작품 '오리엔테이션'이 마치 모빌처럼 공중에 띄워져 있다. 새 또는 나비의 군무를 보는 듯하다. 진 작가는 "꽃과 식물의 성장 언어와 유형을 관찰해 작품을 만들었다. 유한한 삶 속에서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포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중국 진젠화 작가의 설치작품 '오리엔테이션'. 마치 백색의 나비 군무를 보는 듯하다.

 
2층 갤러리2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미국 출신 작가 데릭 오의 작품 '그리다'를 만날 수 있다. 꽃, 구름 등의 무늬가 도자 표면에 그려져 있고, 은은한 색감으로 채색돼 있다. 그는 붓을 사용하는 귀얄기법을 응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돋보인다.

왕지안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유일한 경덕진 출신 작가다. 전시장은 왕 작가의 작품인 차와 서예 도구들로 옛 문인의 서재를 정갈하게 꾸며 놓았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작품은 도판 액자 작품이다. 중국의 산수와 불교 '반야심경' 전문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미국 작가 토머스 슈미트와 제프리 밀러는 '리사이클드 차이나'라는 팀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다. 이들은 경덕진의 오래된 도자기 공장에 버려진 폐도자기와 알루미늄을 결합해 새로운 도판을 제작했다. 두 작가는 "지금은 폐도자기들이지만 이전에는 아름다운 화병이나 차 주전자 등으로 쓰였다. 전통 도자, 장인의 기술, 노동의 기록을 작품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출신인 다케시 야스다 작가는 평소 중국 송대의 도자기 제작 방식을 기초로 작업한다. 전시실에 마련된 두 개의 넒은 원형탁자는 그가 만든 200여 점의 그릇과 500여 점의 잔으로 가득 찼다. 점토의 물성과 유연함, 섬세함이 극대화된 작품들이다.

관람 동선의 가장 끝에는 영국 출신인 펠리시티 아리프 작가의 작품이 진열돼 있다. 중국 전통의 장식기법인 분채를 사용해 제작한 대형 화병들이다. 분채는 청나라 때 백자에 그림을 그리던 기법이다. 세밀하고 치밀한 회화작업을 하는 데 유용하다. 작가는 전통 문양을 현대적인 맥락으로 번역하고 재해석해 화병이나 항아리 표면 전체에 그려 넣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재원 큐레이터는 "경덕진의 도자를 자신만의 독특한 결과물로 만들어 낸 작가들의 작업에 경의를 표한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순백색 백자가 지닌 특유의 미감과 작품이 주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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