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시인 <무심코 나팔꽃> 출간
"2~3년 안 음악산문집 내고파"

 

'지붕 위 폐타이어 속에서 졸고 있던 어린 고양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눈을 반짝인다/ 나팔꽃들이 불어낸 수많은 희망이 마른 꽃잎이 되어 풀썩거리고…/ 모두가 가버린 텅 빈 저녁 골목/ 흩뿌려 놓은 실향의 노래가 창문틀을 타고 올라가/ 문 너머 가난한 발들의 귀를 적셔주고 있다'(이윤의 시 '문 너머 나팔꽃' 중에서).
 

▲ 이윤 시인이 최근 출간한 시집 <무심코 나팔꽃>을 소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역작가 이윤(57) 시인이 최근 시집 <무심코 나팔꽃>을 출간했다. 등단 이후 첫 시집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창조문학신문에서 시 '내성'으로 신춘문예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번 시집에는 '가을창문', '집 무덤', '페르시안 블루 입술' 등 62편의 시가 담겼다.

시인은 "스무 살 때부터 시를 썼다. 중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중단했다가 40대 중반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는 시인지망생들로 구성된 '샘시문학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그 때 쓴 시들도 함께 실었다. 주로 내 삶, 내면의 이야기 등 직접 경험한 내용을 시를 썼다"고 밝혔다.


부산 문현동에서 나팔꽃이 그려진 벽화를 보고 쓴 시 '문 너머 나팔꽃'과 딸이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며 쓴 시 '피아노' 등도 생활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은 "2년 전 쯤 이주민여성을 위한 문화행사가 열렸는데, 한 베트남 여인이 어눌한 발음으로 윤동주의 '서시'를 낭송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 사연을 '내 이름은 황티센'이라는 시로 풀어냈다"라고 말했다.

밀양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초반 김해로 이사 왔다. 봉황대 여의낭자 이야기를 다룬 '억새풀 연서'를 비롯해 '삼계로 51번지', '솔의 상처', '마타리 꽃' 등 김해를 소재한 작품도 썼다.

시인은 "올 2월부터 시인지망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내 작품 활동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2017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은 것을 계기로 출판사 '문화의전당'을 통해 시집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3년 안에 음악 산문집을 내고 싶다. 클래식을 포함한 모든 장르의 음악에 관해 옴니버스 식으로 글을 써보고 싶다. 곡을 듣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을 모아 틈틈이 기록해 놓고 있다. 감상도 함께 쓴다. 모두 엮어서 책을 출간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윤 시인은 현재 김해문인협회와 밀양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야문화예술진흥회 편집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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