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에 넣어야 할 그릇을 살펴보고 있는 도예가 서만삼 씨와 부인 김수향 씨. 박정훈 객원기자 punglyu@hanmail.net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선생님으로 모시는 분으로부터 작업에 더 전념하라는 축하·격려 전화를 받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로 물레를 돌렸습니다."
 

김해의 도예가 서만삼(46) 씨가 '제41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이하 공예품대전)' 본선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본선에서 지역의 작가들이 각 분야의 최고상을 받은 것은 여러번이지만, 대통령상을 수상한 건 9년 만의 일이다. 그런 점에서도 서 씨의 수상은 김해도예의 우수한 작품성을 널리 알렸다는 의미가 있다.
 


공예품대전은 민속공예산업 지원과 우수 공예품의 수출 및 판로 기반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리는 전국대회이다. 지역 예선을 거친 전국 16개 시·도의 우수공예품 439종이 한 자리에 모이는 본선이다.

백자 '태극문팔각식기' 세트
우아하고 소박한 품격 높이 평가, 목단문양은 아내 김수향 씨 솜씨

 

 

 

 

▲ 대통령상을 수상한 '태극문팔각식기'와 같은 시리즈의 식기 세트.
서 씨는 '태극문팔각식기'라는 백자 식기 세트로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이하 경남도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본선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경남도대전이 끝난 후에도 서 씨는 본선 준비를 위해 접시 등의 소품을 더 보완했다. 중앙에 탕기를 놓고 밥그릇과 국그릇 접시와 찻잔 등을 가지런히 배열한 식기 세트는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백자의 품격을 느끼게 한다. 서 씨의 작품은 코발트 상감으로 식기 테두리에 날카로운 선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뚜껑의 손잡이 부분에는 불교의 교리 팔정도(고통을 소멸하는 참된 진리)와 팔괘를 형상화하여 새겼고, 접시와 그릇에는 목단문양을 그려 넣었다. 목단문양은 부인 김수향(45) 씨의 솜씨다.
 
수상 결과 소식과 함께 김맹곤 김해시장의 축전을 비롯해, 지인과 동료들의 축하전화가 이어졌다. 김해에 사는 가족들이 현수막을 걸어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서 씨는 "김해를 비롯한 지역의 도예가들은 저보다 훨씬 훌륭한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는데, 내가 상을 받은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한다. "흐트러지지 말고 작업에 전념하라"며 축하와 격려를 해준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물레를 돌리며 작품을 만들어낸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지역 작가 대통령상 9년만의 경사, "김해 도예 특성 인정받은 것"

 

 

 

▲ 흙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서만삼 씨의 손.

서 씨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작가들에 비해 지역 작가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상은 그런 의미에서 내가 받은 것이 아니라, 김해와 지역의 모든 도예가들이 수상한 것이고, 김해 도예의 특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도예문화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
 
이번 공예품대전에서는 경남도대전을 거쳐 본선에 작품을 출품한 김해 작가 18명 중에서 12명이 수상(경남 전체 42명 출품·21명 수상)하는 결과를 얻었으며, 경남도는 단체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해는 서 씨의 대통령상을 비롯해, 조문기 씨의 '매화도'가 지식경제부장관상, 장용호 씨의 '향원익청'과 손현진 씨의 '푸른 바다'가 장려상을 받았다. 김봉균 씨의 '차와 토기 멋', 임영택 씨의 '가야의 향기', 최기영 씨의 '연꽃의 향연', 임용택 씨의 '다구'는 특선을 수상했다. 강상석 씨의 '작', 강수석 씨의 '연잎담아', 이한길 씨의 '연 이야기', 김도영 씨의 '은빛꽃물결'도 입선에 올랐다.
 
한편 입상작은 오는 10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서울시 삼성동 소재 코엑스홀 지하 1층에 전시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시상식은 10월 6일 오후 2시에 코엑스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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