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봉열(40) 민주노동당 김해시 위원장이 <김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김근태 소장 대마로 낙점받아
"개인 욕심보다 사명감으로 출마"
낮은 인지도에 대한 우려에도
"당은 인물보다 정책으로 승부해"
야권 후보단일화 촉매 역할론엔
"공동의 가치 전제 땐 거부 안해"

김해 진보진영의 간판 얼굴이 바뀐다. 지난해 6·2지방선거와 올해 4·27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을 대표해 출마했던 김근태(47) 진보정치연구소 소장이 내년 총선에 나오지 않는다. 대신 박봉열(40) 민주노동당 김해시 위원장이 김해을 지역에 출마할 예정이다.
 
역할을 바꿨다고 한다. 그동안 김 소장이 앞장서고 박 위원장이 뒤에서 돕는 모양세였는데, 그 역할이 바뀐 셈이다.
 
박 위원장은 "당이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출마를 권유해 왔다"면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지인들로부터 사명감과 진정성이 충만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박 위원장이지만, 정치신인인 그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인지도 문제. 그렇잖아도 진보세력에 대한 지지 기반이 높다고 볼 수 없는 지역인데 박 위원장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부분이 극히 적다. 적극적인 당내 활동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며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탓이다. 지역 연고도 부족하다. 고향은 경북 안동이고, 학교는 부산대를 나왔다. 김해에 터를 잡게 된 것은 10년이 조금 넘었다.
 
박 위원장도 "그동안 김해 토박이로 진보진영의 얼굴이었던 김근태 소장에 비해 시민들이 낯설어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역대 선거에서 민노당은 인물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해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 역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누구보다 서민들의 심정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총학생회 부회장까지 지냈지만 대학을 끝마치지는 못했다. 사회에 나와 시작한 관광버스 사업은 경제 위기 속에서 접고 말았다. 생계를 위해 관광버스 기사로 수 년 간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무거운 생계의 압박 속에서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서민들의 고통과 그 원인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해결 방안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도탄에 빠진 서민들의 짐을 줄이기 위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의 정책은 결국 정치 영역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의 정치 이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2008년 김해통일세상 회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과 2010년 김대중 대동령이 서거했을 때는 김해시민분향소 상주를 맡았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는 야권단일화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민주당 소속 김맹곤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했다. 올해부터는 김해진보연합 공동대표와 신세계 이마트 입점반대 김해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2000년 민노당 입당 이후 그동안 선거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진보 정당인으로 서민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다.
 
낮은 인지도 외에 박 위원장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두고 야권단일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점이다. 다음 선거에서도 민노당 후보가 자칫 단일화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극심해지는 사회 양극화와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공동의 가치를 가진 후보라면 단일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단일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하게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사실, 박 위원장에게는 꼭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절박감 같은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일하는 사람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는 세상에 대한 열망은 인터뷰 내내 '주머니 속 송곳'처럼 삐져 나오곤 했다.
 
박 위원장은 "모두들 복지를 이야기하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제대로 된 복지사회라고 할 수 없다"며 "진정한 복지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진보정권으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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