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란도란 독서회' 회원들이 토론도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삼계 이안 나누리 작은 도서관
2015년 창단 주부독서모임



"한 권의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누면 독서의 재미가 배가 됩니다."
 
짙은 어둠이 깔린 저녁 시간 삼계 이안나누리 작은도서관에서 밝은 불빛이 새어나왔다. 조명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7명의 여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책과 메모지, 수첩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주부독서회 '도란도란 독서회'의 모임 현장이다.
 
도란도란 독서회의 창단은 삼계 이안나누리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묘숙(43) 사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나 사서는 "지역 작은도서관들은 공간 활성화 방안으로 문화행사를 열곤 한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사람이 아닌 책이 중심인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2월 5일에 처음 모임을 시작했다. 직책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책을 같이 읽는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회원들은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다. 그동안 인문과 고전, 현대소설 등 31권의 책을 읽고 토론했다. 
 
회원 장유경(41) 씨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만 읽어 장르에 대한 편식이 심했다. 안목도 좁았다. 독서모임에 참가하면 한 권의 책에 대해 파고 들 수 있어 이해하기 쉽다.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니 동질감을 느끼고 여러 정보도 얻을 수 있다"며 미소 지었다.
 
독서모임이지만 사랑방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독서모임이 이뤄지는 작은도서관이 한 달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 힐링 장소라고 평가했다. 조용순(39) 씨는 "항상 책을 읽고 나면 헛헛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고의 깊이가 얕다고 생각했다. 회원들이 독서 후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재미있다. 같이 토론을 하다보면 생각도 정리된다. 작은도서관은 매주 오고 싶은 힐링장소"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지식이 있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부담스럽지 않다.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듣고만 있어도 된다"고 말했다. 
 
회원 안정미(42) 씨는 "회원들에게 고민거리를 털어놓거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혼자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을 읽게 되니 독서 장르의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회원 이은영(56) 씨는 "다 같이 읽으니 어려운 책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완독하게 된다. 회원들을 한달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나 사서는 "화제가 되는 책도 좋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어려운 책을 많이 읽을 예정이다. 회원들이 독서모임 후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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