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일기 형식 소개
아이에 스스로 해내는 삶 안내



엄마가 좋아서, 엄마 품이 포근해서, 엄마가 챙겨주는 것이 좋아서 '엄마 껌딱지'가 되어버린 윤우.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라고 부르고, 그 때마다 달려와 척척 해결해주는 엄마가 윤우에겐 신 같은 존재이다. 윤우가 초등학생이 되며 엄마는 윤우에게 이제 모든 걸 혼자서 해 보라고 한다. 옷도 혼자 입으라고 하고, 집에서 키우는 물고기 밥도 챙겨주라고 시킨다. 엄마 껌딱지이기는 마찬가지인 아빠조차 혼자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한다. 윤우는 나도 혼자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지만 막상 겁이 난다.

<껌딱지 독립기>는 초등학생이 된 윤우가 엄마 껌딱지에서 혼자하기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소개한다. 윤우는 엄마의 다이어리를 빌려 일기를 쓴다. 소소한 일상은 재미있는 그림과 짧은 글로 표현된다. 초등 1학년 아이의 비밀일기답게 짝사랑의 감정, 수학 공부하기 싫은 마음, 장래 희망, 받고 싶은 생일선물, 동생이 태어나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 동생이 가끔 귀여워보이기도 하는 이중적인 마음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윤우의 솔직한 고백은 귀엽고 무척 사랑스럽다.

1년 달력, 1년 계획, 일주일의 계획, 메모, 개인 신상기록 등 실제 다이어리 구성을 그대로 책에 옮겼다.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한달이 모여 일 년이 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윤우의 자잘한 일상은 새롭고 특별하다. 윤우 또래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성장통과 다양한 에피소드에 절로 웃음이 난다. 동생이 태어난 날, 초등학교 입학, 단짝 친구를 사귀게 된 날, 여름방학, 감기로 아팠던 한 주, 새 동네로의 이사 등 변화무쌍한 삶 속에서 윤우의 몸과 마음은 쑥 자라는 것 같다.

서툴지만 일상의 모든 일들을 혼자 해 보고, 학교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와 선생님과 관계를 맺고 동생에게 제법 형 노릇을 하는 윤우는 어느새 엄마 껌딱지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초등 1학년 아이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어른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고, 아이들은 자신과 많이 닮은 윤우에게 빠져든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저자는 간결한 글과 만화풍의 그림으로 아이의 일상을 발랄하게 표현했다. 연필, 수채화, 색연필 등 다양한 재료로 순간순간 아이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매주마다 주제가 있고 한 컷짜리 그림이 모여 일주일 단위의 일기로 구성한 형식이다. 주인공 윤우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만든 작가의 솜씨가 놀랍다.

저자는 언제까지 엄마 껌딱지로 살 수 없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내는 삶에 대한 안내서 역할을 해주고 싶었단다. 김해뉴스
 
부산일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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