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서 버림 받고 시골로 간 복이
외로운 할머니와 함께 행복 찾아



골목에 나타난 떠돌이 개 한 마리. 어떤 아줌마가 준 고깃국을 허겁지겁 먹는 개 주변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군거린다. 개가 밥 먹는게 신기한 일이 아닌데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떠돌이 개가 혀가 없기 때문이다. "맞네! 맞네! 진짜 혀가 없네!" "원래부터 없었나? 누가 잘랐나?" "희한한 일이네! 혀 없는 개는 처음 본다" "괴물이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다.

혀가 없고 새끼까지 밴 떠돌이 개는 동네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다. 잘 생긴 세퍼드지만 정작 새끼 낳을 곳도 없고 먹이를 구해 헤매고 다녀야 하는 처지이다. 그 때 동네 빌라에 사는 마음 좋은 아줌마가 떠돌이 개의 마음을 아는지 먹이도 자주 주고 빌라 지하에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복이'라는 이름도 지어준다. 복이를 검진한 수의사는 원래 혀가 없는 것이 아니고 나쁜 사람에 의해 복이가 혀를 잘리고 큰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그제야 동네 사람들은 복이를 불쌍하게 여긴다. 특히 복이에게 말을 걸고 고깃국을 주었던 마음씨 좋은 아줌마는 '복이 엄마'를 자처하며 복이를 돌본다.

복이 엄마와 동네사람들의 보살핌으로 복이는 예쁜 새끼들을 낳고 평화로운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새끼들이 자라며 더이상 돌볼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 복이 엄마는 어쩔수없이 새끼들을 입양보내고 복이는 새끼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누군가 구청에 위험한 개가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하고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은 복이를 데려가려한다.

안락사 위기에 처한 복이를 살리기 위해 복이 엄마는 정식으로 복이를 입양하고 빌라 입구에 개집을 마련한다. 하지만 개냄새가 난다며 빌라 사람들은 복이가 빌라 입구에 사는 걸 반대하고 덩치가 큰 복이를 실내에서 키울 수도 없는 복이 엄마는 어쩔 수없이 복이를 시골 어머니집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복이를 자동차에 태우고 시골로 향하던 날은 복이 엄마도, 복이도 하염없이 운다.  복이 엄마는 몇 번이나 복이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다시 집으로 가고 이제 복이는 할머니와 시골에서 살게 된다. 낯선 시골 삶이지만 외롭던 할머니에게 복이는 발동무가 되고 할머니는 복이를 정성껏 돌본다. 복이가 보고 싶어 복이 엄마는 주말마다 내려오고, 복이 덕분에 복이 엄마는 시골에 사는 엄마를 자주 찾아뵙는 딸로 변하게 된다. 시골 동네에선 어느새 복이는 복을 가져다주는 개라는 소리를 들으며 할머니와 행복하게 산다.

<혀 없는 개, 복이>는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실제로 저자는 혀 없는 떠돌이 개를 입양했고 2년 전 그 개가 죽었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죽은 개에게 쓴 그리움의 편지를 읽다보면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저자는 200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해뉴스

부산일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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