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에 진출해 있는 검찰 출신 국회의원은 20명이다. 반면 경찰 출신 국회의원은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 한 명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번번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 내부에서 국회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실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찰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전직 경찰 수뇌들의 지역구 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직 경찰 고위급 인사들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때맞춰 한나라당도 전·현직 경찰 수뇌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어, 국회 진출이라는 경찰들의 오랜 숙원이 풀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지난 추석 연휴기간 부산과 김해를 방문, 지역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경찰 총수급 인사를 영입할 방침이다"면서 "허준영 코레일 사장과 김석기 오사카 총영사 등이 영입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고위 경찰 인사들 영입 배경에 대해 "검찰 등 법조계 출신 인사들이 너무 많아 균형를 맞추고 경찰 사기 진작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건이 무르익자 전현직 경찰 고위 인사들의 출마 준비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 경찰청장 출신인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준비 중이지만 공천 여부에 상관없이 서울 강남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경주, 최기문 전 청장은 경북 영천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직 고위층의 출마설도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부산고 출신인 조현오 경찰청장의 부산 출마설은 단연 경찰 내부의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조 청장은 최근 부산을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잦아졌다는 소문이다. 경찰대 2기 출신의 박종준 경찰청 차장의 충남 공주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현직 종사자만 13만 명에 달하며 전·현직 경찰 가족까지 합하면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검찰 출신들에 비해 국회 진출이 안돼 검·경 수사권 조정 때마다 경찰 측 논리를 대변해 줄 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광순 전 분당경찰서장과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도 각각 분당과 거제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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