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기획팀장

우리가 잘 아는 '냄비 속 개구리'이야기가 생각난다.
 
"냄비에 개구리를 넣어두고, 물의 온도를 1도씩 올렸다. 물의 온도가 올라 점점 죽음의 위기가 오고 있음에도 개구리는 위험신호를 못 느끼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김해의 미래산업을 걱정하는 마음에 위험 요인을 찾아보니 '경남 기계·조선산업 한계산업 직면', '자동차 내연기관 변화'등이 위험신호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김해시의 업종이 기계금속(3629개), 자동차선박(947개), 섬유목재(455개)로 대부분 한계산업군에 포함되어 있어, 다가올 미래산업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김해가 다른 지자체보다, 제조업 수, 창업 수, 인구증가율이 높아 당장 하루아침에 산업이 침체되진않겠지만, 이대로라면 일자리, 성장률, 수익률 지표들이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려 시의 지속성장을 늦추고, 쇠퇴의 길로 안내할 것이다.
 
무섭고도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1도의 온도변화를 무시하지 않고, 개구리처럼 죽음에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해, 시의 경제주체들에게 미래성장시장을 제안하고 변화의 의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산업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어디에서부터 출발하고, 우리 기업들에게 무엇이 맞을지를 찾아 봐야 할 문제다.
 
과거 국제물류가 넘쳐, 짐을 실어 나를 배가 부족할 때는 조선산업이 흥했고, 이동과 통신에 대한 욕구가 높을 시기는 자동차산업과 스마트 전자산업이 부흥했다.
 
지금은 시대변화의 키워드로 '고령화'가 이야기 되고 있다. 소비력을 가진 노인들이 건강 100세 시대 준비를 위한 지출 증가 등 고령화시장이 열리고 있어 고령화와 의생명산업의 부흥이 기대된다.
 
따라서, 나는 조심스럽게 김해시의 산업변화 방향으로 '고령화 건강의료기기 제품개발'을 제안해 본다.
 
병원에 가서 환자나, 보호자가 되어 보고, 고령자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면 문제점과 불편함, 의료기술의 한계, 높은 의료비용과 규제 등 개선해야 할 일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고령화제품과 의료기기는 제조하기 어렵거나 첨단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아니다. 우리 김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의학적 효과만 잘 융합하면 수입품목도 대체하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의료기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금형회사는 항균소재와 신소재적용 의료기기 금형설계, 정밀가공 회사는 신개념 임플란트와 정밀의료기기 부품으로, 전기전자·기계조립 가공회사는 병원용 의료용품(전기적신호 자극기, 주사기, 일회용품 등), 고령친화용품, 재활기기, 아이디어 생활용품들을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 발굴이 어려우면 김해소재 의생명센터와 인제대학교 의생명대학 지역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과 기존 의료기업을 인수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다. 
 
의생명센터는 최근 의료용품, 재활기기, 업종전환, 건강증진 생활제품개발을 돕고 있고, 아이디어/바이어 발굴 기회인 박람회 지원과 함께 의료기기 제조업 현황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인제대학교는 의생명분야 R&D와 기술애로사항을 해결, 전문인력을 구할 수 있어 두 기관을 방문한다면 기업별 보유기술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의료사업 전략을 추진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의료기기 2~4등급의 경우 식약처 인허가, 임상시험 허가기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해 의료기기 제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의료산업을 도와주는 기관들이 많아 처음부터 의료제조의 시작을 걱정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템과 가격만 좋다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딜러가 찾아오고, 시장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기업을 잘 이끌어 온 김해의 경제주체들이 회사 연구소의 한켠에서 고령화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제품을 하나씩 만들어, 의료기기와 생활용품 매출의 쏠쏠한 재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김해시의 중소기업들이 고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아이디어 접목만으로도 참신한 고령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 냄비 속 개구리이야기를 교훈 삼아 조금씩 변화에 대응한다면 고령화시대 부흥의 꽃길을 걸을 수 있다. 김해뉴스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