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외래에서 환자를 볼 때 가장 흔히 보는 질환중의 하나가 위염인데, 위염에 대한 잘못된 상식 또한 이에 못지 않게 많아서 가장 빈번하게 물어보지만 잘못 알고 있는 위염에 대한 내용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 위염이라는데…치료 안하면 암으로 진행하나요?
최근 위내시경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만성위염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돼 무작정 위장약을 복용하는 분들이 많다. 어떤 분들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위염이 위암으로 진행하지는 여부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치료 상담을 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만성위축성 위염환자에서는 위암의 위험성이 증가하긴 하지만 나머지 만성위염은 위암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위염은 염증이 지속되는 기간을 기준으로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염증이 생겼어도 이른 시일 내에 염증이 가라앉으면 '급성 위염', 오랜 세월 염증이 완화되었다 악화되기를 반복하면 '만성 위염'이다. 평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검사를 통해 위염인 것을 알았다면 만성 위염이라고 보아야 한다. 위염은 위의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이지 병명이 아니므로 증상이 없다면 굳이 치료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의사들이 경미한 염증이 있어도 '만성 위염'으로 진단을 내리는 이유는 주의하지 않으면 위염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을 때는 생활 습관과 식사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으며, 약물 치료는 통증이 발생한 이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위염 치료는 위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면 타당하다.


■ 위궤양, 위암을 일으키는 세균이 있다던데…그 세균에 감염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종합검진이나 위내시경이 보편화되면서 위염, 헬리코박터균 동반이라는 결과지를 가지고 병원을 방문해 어찌할 줄 몰라 하는 분들을 필자는 간혹 경험한다. 이전에 텔레비전에서 헬리코박터(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을 소개하면서, 이 세균 박멸에 효과가 있다는 모 요구르트를 선전한 광고가 상당히 뜬 적이 있었다. 헬리코박터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호주의 병리학자인 로빈 워렌과 소화기내과 의사인 배리마샬(광고에 나온 박사)로 1983년 헬리코박터균이 위장병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의학계에 발표했다. 광고에 나온 나선모양의 헬리코박터 세균이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세균은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전염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의 약 60~70%가 이 균에 감염되어 있다. 하지만 이 균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다 탈이 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위, 십이지장에 이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감염자의 20%에 불과하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무조건 치료할 필요는 없으며, 헬리코박터균을 꼭 없애야 하는 사람은 위, 십이지장궤양환자, 위암수술을 한 환자, 원발성 위점막 림프종 환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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