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훈 동아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로 대장암을 진단하고 있다.

장효조·최동원·박철순. 그 이름만으로도 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들과 관련된 이미지는 뭘까. '야구' 그리고 '암'이다. 장효조 전 삼성라이온즈 2군 감독이 위·간암으로 최근 팬들의 곁을 영원히 떠났고 '무쇠팔'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은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박철순 전 OB베어스 투수도 대장암에 걸려 힘든 시기를 보냈다. 프로농구 SK 나이츠 최인선 전 감독은 2005년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체력과 건강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스포츠 스타들.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암, 그 중에서도 '대장암'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커지고 있다. 한국 남성들의 발병률이 아시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대장암은 왜 건강한 스포츠 스타들마저 맥없이 쓰러지게 하는 걸까.
 
■ 대장암의 발병현황

▲ 대장암의 유형별 모습.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말하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고, 이를 통칭해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2010년에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에 연평균 17만8천816 건의 암이 발생했다. 그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서 연평균 2만2천623 건이 발생, 전체 암 발생의 12.7%로 3위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45.8건이다.
 
대장암 환자는 남자가 여자보다 약 1.5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데, 1999년 남성인구 10만 명당 27명이었다가 2008년 46.9명으로 증가했다. 이 수치를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세계 184개국의 대장암 발병 현황을 분석한 자료와 비교해 보면 슬로바키아(60.62명), 헝가리(56.39명), 체코(54.39명)에 이어 우리나라가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발병률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고, 일본(41.7명)보다도 훨씬 높다.
 

■ 증상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으로는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변하는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 변비 또는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 △혈변(선홍색 또는 검붉은색) 또는 점액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복부 불편감(복통·복부팽만) △체중이나 근력의 감소 △피로감 △식욕 부진, 소화 불량, 오심과 구토 △복부 종물 등이 있다.
 
암의 증상은 종양이 생긴 위치와 종양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우측결장(맹장·상행결장)에 생기는 종양은 장이 굵고 대변이 묽은 상태이기 때문에 장폐색을 일으키는 일이 별로 없다. 대신 이곳에서 생기는 병변은 대개 만성적인 출혈을 유발하고 그 결과 빈혈을 일으킨다. 반면 좌측결장(하행결장·에스결장)에 생기는 병변은 흔히 장폐색 증상을 일으키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호소한다.
 

■ 예방
대장암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1차 예방'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모든 암의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대장암의 여러 가지 원인들 중에는 유전적·가족적인 원인 등과 같은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기적인 검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2차 예방'은 대장암을 극복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50세부터는 5~10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음식과 관련성이 높아 식이습관 조절을 통해 대장암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음식 종류와 상관없이 섭취 총 칼로리가 높으면 대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또 비만은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고기, 고단백질, 고지방 음식은 칼로리가 높고 대장암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반면 섬유소를 섭취하면 대장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키며 대변 부피를 증가시켜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 섭취도 대장암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체적인 활동이 적은 직업에 종사할수록 대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1주일에 3~5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는 특히 남자의 경우에 직장암의 위험을 높인다. 의료계에선 하루 30g(소주 석 잔)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면 대장암이 촉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근육량이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많은 운동선수들이 쉽게 취하지 않아 폭음하는 습관이 많은 것도 프로야구 스타들의 잇따른 대장암 발병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흡연은 대장 선종과 대장암의 위험을 모두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치료
일단 대장암이 진단되면 종양의 크기보다는 조직 침투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며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를 함께 병행한다.
 
대장암 초기 단계인 1기의 경우 근치적 수술 후 추가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2기 및 3기의 경우는 근치적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게 되고, 4기는 항암화학요법이나 고식적 수술 등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암세포가 점막 또는 점막하 조직 일부에만 국한돼 있는 조기 대장암의 경우는 내시경적 절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나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수술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4~2008년의 대장암 5년 상대 생존율이 남녀 전체 70.1%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50세부터는 해마다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를 받고, 5~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검사나 대장조영검사를 받아 조기에 대장암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이종훈 동아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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