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로왕릉 경내의 숭선전을 노후된 CCTV가 감시하고 있다.

 
가야 대표 사적 방화에 노출
적은 인력·장비에 경비 한계
숭선전 등 목조건물 산재
무인경비·첨단방재 절실


 
"수로왕릉에 쓰레기 무단 투기에 이어 방화까지 발생한다면…."
 
홍인지문 방화 미수와 첨성대 침입 사건 등 중요 문화재 훼손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야사를 상징하는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야연맹 맹주국인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능인 수로왕릉은 담벼락이 쓰레기 무단 투기장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CCTV 등 경비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3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김해 구도심인 서상동 중심가에 6만 1784㎡ 규모로 조성된 수로왕릉은 국가지정 사적 제73호로, 구산동에 3만 2920㎡로 조성된 수로왕비릉은 사적 제74호로 각각 등재되어 있다. 왕릉 내부에는 대형 원형 봉분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수로왕릉에는 수로왕과 왕비인 허황후의 신위를 모신 숭선전과 인도 교류의 단서가 되는 쌍어문, 코끼리 문양이 새겨진 납릉정문 등 가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목재 문화재 8개가 자리하고 있다.
 
두 개의 왕릉은 현재 김해시가 유지·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사적지관리팀 소속 7명의 청원경찰이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봉황동유적지까지 경비를 맡는다. 이들이 하루 3교대로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지만 6만 1784㎡ 규모의 수로왕릉, 관리사무소와 1.2Km 가량 떨어진 수로왕비릉 등을 물샐틈없이 관리하는데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는 무인 경비시스템은 수로왕릉 봉분 주변의 적외선 감지센서 4대와 수로왕릉 5대, 왕비릉 2대. 봉황동유적지 3대 등 CCTV 10대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중 4대는 고장난 상태다. 나머지 CCTV도 비바람이 부는 날 화면이 흔들리거나, 전원이 나가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CCTV 화면을 관리실에서 감시하는 청원경찰이 자리를 비우면 외부침입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수로왕릉 외부 담벼락에 설치된 '스마트경고판'.

방화 등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초동진화 실패에 따른 대형 화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현재 수로왕릉, 수로왕비릉의 방재시설은 건물 별로 구비된 소화기가 전부인 점도 이같은 우려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목조건물이 산재된 수로왕릉에 첨단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첨단 무인 경비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하루빨리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 금정구는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범어사에 1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재감지센서, 수막노즐, 이산화탄소 소방설비 등 최첨단 방재시설을 설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주택가와 인접한 수로왕릉 담벼락에 쓰레기 무단투기가 끊이지 않는 등 가야 대표 사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도 크게 실추된 상황이다.
 
시는 지난해말 수로왕릉 담벼락에 무단투기를 막기 위한 '스마트경고판'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가야 유적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심 고취 캠페인 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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