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섭 선임기자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직장인이라면 점심 메뉴 같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사표를 내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 하는 고민까지, 기업가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제품 개발과 투자 결정을 앞두고 머리를 싸 맨다.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당선을 위해선 어느 정당을 택해야 할지, 선거 전략은 어떻게 짜야할 지를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도 선택의 갈림길에 서기는 마찬가지다. 6·13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찍어야 할지, 소속 정당이 먼저인지, 후보의 인물과 경쟁력이 먼저인지 선택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은 그러한 선택의 총합이다. 오늘의 나는 과거에 내린 선택의 결과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 내린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어떤 이유에서든 최종 선택은 결국 나의 몫이고, 그 결과도 오롯이 내게로 돌아온다.

그 선택의 기준은 뭘까. 우리의 뇌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복잡한 계산을 거쳐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려 노력한다. 전문용어를 빌리자면 교대행동(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는 이렇게 대응한다), 동시진행(나와 상대가 같은 시간에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위 전략을 생각한다) 등이 그것이다. 바로 전략적 사고다.

그러나 누구나, 항상,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효율과 이익이 아니라 감정과 분노가 앞설 때도 있는 법이다.

"왜 서민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 정당에 투표할까?" 조지 W 부시가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미국의 진보세력, 양심적 지식인들은 심각한 회의에 휩싸였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사람들은 계급적 이해에 따라 투표하지 않는다. 그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준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표적 빈곤지역인 이른바 러스트 벨트의 지지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해답도 여기에 담겨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학교 무상급식 중단' 정책으로 인해 경남도 일선 18개 시군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대부분의 학령기 가정에서 직접적인 불이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경남에서 1위 득표율을 기록한 현상을 설명하는 답이기도 하다.

유시민 작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는 텍스트를 구별해 내는 방법으로 텍스트의 생산동기를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이익, 신념, 감정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 나아가 선택 기준으로도 유용하다.

김해 신공항 확장 계획을 반대 또는 찬성하는 사람은 그 이유가 무엇일까? 김해 신공항의 경우 소음 피해 확대와 재산권 행사 제약이라는 일반 시민의 불이익과 주변 배후단지 개발에 따른 사업주의 이익이 맞부딪친다. 여기에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김해 신공항의 가덕도 이전 재추진 방침을 밝히고, 자유한국당은 신공항 확장 추진과 국제에어시티 건설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지지하는 정당에 따른 신념과 감정도 작용한다.

나는 6·13 지방선거에서 김해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할 생각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며 감성을 자극할 때 "그래. 남이다"라며 냉철히 이해 관계를 따져보려 한다. 그 날의 선택이 미래의 우리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 지 지켜보고 싶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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