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인제대와 가야대, 김해대, 부산장신대 등 김해 소재 대학 4곳이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꼽히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평가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가야대 등 김해지역 대학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방대 70%가 규제 대상 "대학 규모·특성 고려 안 한 평가" 불만도
가야대 "부울경 취업률 1위, 부채 '0'… 교육·재정 튼튼한 강소대학"


 
교육부는 지난 23일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 가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323개 대학(일반대 187, 전문대 136) 중 207개 대학(일반대 120, 전문대 87)이 '자율개선대학', 66개 대학(일반대 30, 전문대 36)이 정원감축 권고를 받는 '역량강화대학', 20개 대학(일반대 10, 전문대 10)이 정원감축 권고와 함께 재정지원이 제한되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됐다.
 
인제대와 김해대가 역량강화대학에 올라 각각 10%, 7% 정원 감축이 권고된다. 2017년 기준 입학 정원은 인제대 2088명, 김해대 527명으로 각각 약 209명, 약 37명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야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Ⅰ유형으로 15% 정원 감축과 함께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일부 제한을 받게 된다. 부산장신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로 30% 정원 감축과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이 전면 제한된다.

구조조정 대학 중 지방대가 60곳(70%)을 차지하면서 정부의 이번 평가가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동시에 지방대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역의 4개 대학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은 김해의 경우 대학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받은 충격도 크다.
 
인제대의 한 교수는 "대학의 존립은 학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영역이다. 대학이 무너지면 지역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정부 평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해시의 한 공무원은 "인제대와 가야대는 최근까지 대학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왔고 취업률도 높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지역 대학은 인력 공급, 연구 개발 등 지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에서도 학교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가 기준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대학 관계자는 "창업이 불필요한 전문 학과를 중심으로 한 대학에도 똑같이 창업 점수를 매겼다. 학교의 규모와 특성과 관계없는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 평가자에 따라 달라지는 정성평가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지역 대학들도 대책 마련을 위해 교내외의 의견을 수집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빠르게 대책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은 가야대는 학교의 교육 여건과 재정 건실성 등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야대 측은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개발원이 해마다 발표하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4년제 종합대학 취업률 집계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 집계된 2016년 12월 기준 취업률은 74.8%였다"고 밝혔다. 이어 "가야대는 부채가 전혀 없다. 교육비 적립금 및 교육비 전용 가능한 자산이 300억 원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가야대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밝혔다. 가야대는 제한을 받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해당하는 금액을 학교에서 전액 보전하고 일반 학자금 대출 50% 제한 역시 학교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편입생에게 연간 200만 원, 매학기 100만 원을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방침을 밝혔다.
 
가야대 이상희 총장은 "가야대 교육이나 재정 여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심기일전해 더욱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