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붉은불개미가 1천여 마리가 발견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스팀청소기 전문 제작 업체 물류창고 컨테이너에서 관계자가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국내 유명 스팀청소기 제작업체의 안산 물류창고에서 붉은불개미 1천여 마리가 발견돼 검역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8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 소재 스팀청소기 전문 제작 업체 A사의 물류창고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이 현장에서 개체를 조사한 결과 붉은불개미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체수는 1천마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붉은불개미는 A사가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제작해 들여온 무선청소기를 적재한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됐다.

이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廣東)에서 출발해 같은달 10일 인천항에 도착한 뒤 이날 오전 6시 20분께 안산 물류창고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 당국은 현장에서 긴급 방제 작업을 벌이는 한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개체 샘플을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8일 오전 경기 안산시에 있는 스팀청소기 업체 물류창고에서 붉은 불개미 1천여 마리가 발견돼 환경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사진은 물류창고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자 정부는 일부 수입 품목을 전수조사하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정부의 검역 권한이 식물류에 한정돼 있어 수입 공산품에 실려 유입되는 외래종은 막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음이 이번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정부는 붉은불개미 유입을 막기 위해 수입 컨테이너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강화된 지침은 개미류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큰 코코넛 껍질과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서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열어서 검사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농식품부는 당시 중국 푸젠성 등 불개미 분포지역 11개 성에서 들여오는 경우 수입자에게 자진 소독까지 유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에도 불구하고 외래종 유입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당국의 검역 권한이 미치는 수입 품목이 전체의 불과 5%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검역관의 권한이 수입 식물류 등 생물에 한정돼 있다 보니 공산품은 검역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안산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도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제작해 들여온 무선청소기 컨테이너 안에 있었다. 이는 검역 당국이 손댈 수 없는 품목이었다는 뜻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검역관의 권한은 수입 식물류 등에 한정돼 있다"며 "검역 과정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컨테이너 내부에서 외래종이 발견되면 화주가 바로 신고하도록 신고포상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8번째로 지난해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1천여 마리)을 시작으로 인천항, 평택항 등 컨테이너 선적장이 있는 항구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최근에는 지난달 17일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조경용 중국산 석재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불개미와 여왕개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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