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롯데 전준우가 2점 홈런을 치고 홈인해 기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던 가운데 전준우(32·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맞는 순간 담을 넘어간 건 확인할 필요도 없는 타구였다. 폴 안쪽이냐, 바깥쪽이냐가 문제였다. 새까만 하늘에 하얀 포물선을 남긴 야구공은 폴에 맞은 뒤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전준우는 1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앞선 8회초 2사 3루에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시즌 31호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롯데는 그 이닝에 무사 1, 3루 기회에서 민병헌의 적시타로 대량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 타자인 손아섭이 1, 2루에서 병살타를 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때 타석에 선 전준우는 헥터의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때렸다. 짜릿한 손맛을 본 그는 특유의 배트 플립을 보여준 뒤 타구의 시선을 쫓다가 홈런을 확인하고서야 발걸음을 뗐다.

롯데는 11일부터 13일까지 KIA와 3연전에서 3연승을 거둬야 5위가 된다. 전준우의 홈런으로 롯데는 3연전 첫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올해 전준우는 데뷔 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 경기인 141경기에 출전, 타율 0.341, 186안타, 31홈런, 87타점, 116득점을 올렸다. 득점과 최다 안타 모두 2위에 넉넉하게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1년 득점(97점) 이후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 수상이 유력하다.

그러나 전준우는 경기 후 "개인 성적은 지금 필요 없다"면서 "5위 싸움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는 10일 kt wiz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벼랑에 몰렸다. 두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단 1득점에 그쳤다.

전준우는 "어제 경기에 자신 있게 들어갔지만, 선수들 마음이 급했던 거 같다"며 "오늘 경기도 평소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선수단은 경기 후 입을 모아 "이제 쫓기는 건 KIA"라고 말한다. 승리투수 노경은, 3안타를 때린 민병현에 전준우까지 같은 말을 했다.

전준우는 "한 판만 져도 탈락하는 우리는 쫓기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상대가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라고 순위 싸움을 자신했다. 또한 "지금은 예측이 무의미하다. 자신 있게 매 경기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롯데 선수단 전체적인 분위기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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