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오후 김해의 한 대형할인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구입할 상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사례1=지난 9일 오후 4시께 장유의 한 마트 세일코너. '폭탄세일'이라는 외침에 손님 10여 명이 몰렸지만 고개만 갸우뚱할 뿐 이내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저녁준비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주부 김 모(48·삼문리) 씨는 "말도 못한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조금 쌀까 다녀 보는데 정말 이 가격 맞나 다시 보게 된다. 버는 건 그대로이고 나가는 건 많으니 몇 번을 더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례2=은행과 사무실, 상가 등이 밀집해 있는 부원동의 한 거리. 점심시간이 되자 말끔히 차려입은 직장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삼삼오오 이들이 향한 곳은 한 끼 3천 원인 A식당. 반면 주 메뉴 가격이 6천~8천 원인 인근 식당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뜸했다.

쌀과 수산물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이 지난해 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김해지역 서민들의 겨울나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대형마트 등 시민들이 즐겨 찾는 김해지역 판매점(대형마트·시장)의 경우 양과 질 등이 비슷함에도 지난해보다 오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점포가 많은 것으로 분석돼 이래저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높다는 지적이다.

김장채소류 제외 대부분 상승추세, 음식점 메뉴도 최고 2000원 껑충
공공요금 억제정책에도 역부족

실제 김해시가 발표한 '11월 첫째주 김해지역 주요생필품 가격동향' 자료를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한 결과, 김해지역 판매점 가운데 전년 대비 오른 가격으로 생필품을 공급하는 곳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쌀 품목(20㎏ 기준)의 경우 품종 등이 달라 직접비교가 불가능한 13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점포를 보면, 가격이 오른 점포는 8곳인 반면 내린 곳은 1곳에 불가했다. 2곳은 지난해와 같았다. 품종 등을 교체하거나 특별할인 등으로 직접 비교가 힘든 나머지 점포 역시 그 상당수가 지난해 팔았던 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쌀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갈치의 경우 비교 가능한 20개 점포 중 오른 가격에 공급하는 곳은 17곳이었던 반면 내린 곳은 3곳에 불과했다. 고등어 역시 비교가능 18개 점포 중 13곳이 오른 가격에 고등어를 공급하고 있었고, 내린 곳은 4곳으로 적었다.
 
닭고기(비교가능 17곳 중 오름 11곳 내림 4곳)와 달걀(비교가능 17곳 중 오름 13곳 내림 4곳), 사과(비교가능 19곳 중 오름 12곳, 내림 7곳, 동결 1곳), 조기(비교가능 18곳 중 오름 8곳 내림 3곳) 등의 품목 역시 오른 점포가 많았다.
 
반면 마늘과 고춧가루를 제외한 배추, 무 등 김장채소류의 가격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는 김해지역 주요판매점들이 '가격할인' '파격세일'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오른 가격으로 주요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전년 대비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품목들은 인하폭은 미미했던 반면 인상폭은 큰 경우가 많았다.
 
권범준 김해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소매점 과장은 "상품 여부, 포장, 규격 등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많아 비교가 쉽지 않지만 시민들이 자주 찾는 판매점 상당수가 지난해보다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양곡(쌀)과 수산물의 경우엔 재고 및 어획량 감소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생필품을 비롯해 유가, 채소류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1년 사이 김해지역 음식점 상당수가 주 메뉴의 가격을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2천 원까지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짜장면, 짬뽕 등은 500~1천 원 올랐고, 설렁탕, 비빔밥, 된장찌게, 갈비탕 등은 많게는 2천 원 가량 올랐다.
 
이봉구 김해시 경제진흥과장은 "지자체가 관여하는 공공요금의 인상을 억제하고 물가안정 업소에 수도료 감면, 쓰레기봉투를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세계경제 불안 등 지자체가 해결할 수 없는 사안도 있어 물가를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나마 올 여름 4.9%에 달했던 김해지역의 물가상승률이 최근 4.1%대로 떨어진 것이 위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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