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의 형상을 보면 눈꼬리도 아래로 내려가고 코도 처진 듯 내려가게 생긴 형상이다. 이런 형상을 태음형(太陰形)이라 하는데,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태음인 체질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태음형은 양쪽 눈매가 처져 있어서 언뜻 보기엔 무척 온순하고 선한 느낌을 준다. 물론 성격이 좋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종종 이기적이라고 할 만큼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도 갖고 있다. 하지만 남의 눈총을 살 만큼은 아니다. 매사에 이상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현실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무엇이든 책임감 있게 해내며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태음형은 우리 몸의 경락 중에서 태음경락이 발달된 사람이다. 태음경락은 손과 발에 있는데, 가슴에서 시작하여 팔을 통과하여 엄지손가락까지 가는 수태음폐경이 있고,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하여 다리와 배를 지나 가슴으로 들어가는 족태음비경이 있다. 태음형은 폐의 경락과 비장의 경락이 발달하여 이 두 경락을 많이 쓰면서 살아가며, 병이 생겨도 태음경락에 병이 잘 생기게 된다.
 
태음경락은 우리 몸 안의 습한 기운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태음경락이 습한 기운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살이 잘 찌고, 배가 나와도 윗배가 많이 나오게 된다. 태음형은 얼굴이 갸름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넓적한 경우가 많으며 넓적할수록 습한 기운이 많이 생기게 된다.
 
태음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명치 끝이 자주 아프거나 윗배에 띠를 둘러놓은 것 같은 갑갑함을 자주 느낀다. 또 대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뱃속이 더부룩하면서 헛배가 불러올 때도 많으며 배가 자주 아프면서 토하거나 설사가 심한 경우도 볼 수 있다. 손발이 저릿저릿 저려오는 수도 있다.
 
김용옥 교수는 태음형이지만 살이 찌지 않고 몸이 작고 단단해 보인다. 단단해 보인다는 것은 몸이 만들어질 때 뼈대와 근육을 위주로 만들어진 형상이라는 의미이다.
 
김용옥교수가 강연을 할 때 목소리를 들어보면 허스키하면서도 쇳소리가 많이 섞인 소리를 낸다. 쇳소리는 말그대로 금(金)의 기운이 만들어 내는 소리다. 목소리라는 것은 성대에서 나오지만, 오장의 크기나 발달 정도에 따라 목소리의 톤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오장에서 금(金)에 해당하는 장기는 폐가 된다. 박정희 전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개그맨 박경림 모두 금(金)기가 강한 목소리들이다.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은 폐의 기운이 강하거나, 폐가 너무 건조하거나, 폐의 뿌리가 되는 신장이 약한 경우가 많다. 또 원래는 목소리가 허스키하지 않은데, 병이 들고 난 후에 허스키하게 변하거나 쉰 목소리가 나는 경우는 난치병이거나 체력이 많이 저하된 것을 의미한다.
 
간의 기운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는 군인이 구령 붙일 때 내는 절도 있고 딱딱한 목소리이다. 간이 발달될수록 목소리가 우렁차고 큰 편이다.
 
심장의 기운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는 새들이 재잘거리듯이 맑고 가는 목소리가 된다. 심장에 병이 생기거나 부담이 생기면 목소리가 갑자기 가늘어지기도 하므로 목소리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비장의 기운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는 탁하며 울리는 듯한 목소리이며, 폐의 기운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는 허스키하거나 건조한 말투가 많다. 신장의 기운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는 소곤소곤 속삭이듯이 말하는 목소리이다.







강유식 부산 장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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