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입동이 지났지만 겨울답지 않은 날씨에 25명의 일행과 함께 김해로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먼저 가락국 천제단(天祭壇)에 올라 문화탐방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하늘에 고하면서 무사히 즐겁고 의미 있는 하루가 되기를 하늘에 염원하고, 바로 구지봉으로 갔다. 전형적인 남방식 고인돌이 우리를 반겼다. 고인돌 위에 새겨진 '구지봉석'이라는 글을 한석봉이 썼다고 한다. 전 세계에 산재하고 있는 고인돌 중 우리나라에 60% 이상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상고사가 얼마나 위대하고 찬란했던가를 대변하고 있음을 일행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우리나라 성씨 중 가장 많은 김해김씨의 근원을 말해주는 구지봉의 가야국 시조 김수로왕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의 고사기, 일본서기에서도 유사하게 볼 수 있어 일본의 뿌리가 우리나라에서 비롯되었음을 말해 준다.
 
구지봉에서 건너편으로 조금 내려가자 잘 정돈된 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의 능이 우리를 기다린다. 허왕후가 인도에서 배를 타고 시집 올 때 바람과 풍랑을 잠재웠다는 유래가 얽힌 진풍 석탑인 파사석탑(婆娑石塔)은 흔히 볼 수 없는 돌로서 약간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이어 수로왕릉을 방문했다. 왕비로 맞은 허황옥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 용왕을 표시하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채색된 신어문양의 납릉정문(納陵正門)을 지나 만나는 김수로왕 능의 원형 봉토분 외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 숙이게 하는 위엄을 느끼게 했다.
 
수로왕과 왕후의 신위를 모신 숭전전에서는 경남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숭전제례 춘추로 제향을 올리는데 전국에서 김해 김씨, 인천 이씨, 김해 허 씨의 후손들이 모여든다.
 
수로왕릉을 돌아본 뒤 국립김해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마당에서는 마침 아시아문화유산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TV에서만 보던 동남아의 문화, 풍습들이 눈앞에 펼쳐지자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몽골에서 직접가지고 왔다는 게르 안은 생각보다 아담하고 우아했다. 모두들 양가죽으로 만든 지갑, 전통악기 등을 만져보며 즐거워했다.
 
여행에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있어야한다고 하는데 마침 동남아 사람들이 직접 밀가루 빵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맛이 담백했다.
 
미리 공부를 하고 여러 곳을 역사 탐방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금관가야의 유물과 유적들을 차분하고 진지하게 관람했다. 창녕 말흘리 유적 출토유물 특별전도 관람했다.
 
어느 박물관을 가나 비슷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사전 지식이 풍부하지 않으면 상세히 알고 느끼고 감상할 수가 없는데, 일요일에도 전문가가 상세히 안내를 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금관가야 김해(金海)는 이름에 쇠금이 있듯이 오래전부터 쇠를 잘 다루어 미개국이었던 왜국(倭國, 일본)에 기술을 전해주었다. 그 덕분에 현재 세계 철강대국이 되었음에도 일본은 임나일본부설이라는 억지 주장을 칠지도 왜곡으로 합리화하려 한다.
 
고3학생들은 지금 수능을 마치고 나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해의 고3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하기 전 김해를 더 알았으면 한다. 공부한다고 못 만난 친구들과 신어산 등산도 하고, 분산성, 김해천문대, 구지봉, 수로왕릉, 고분박물관, 도자기체험 등도 해보기 바란다.
 
내 고장의 역사와 문화유적들을 견학하고, 고3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체험담을 나누면서 김해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가지는 것도 좋겠다. 학생들 자신의 역사관 확립과 김해시 미래를 위하여 귀한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나라가 몸이라면 역사는 얼과 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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