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성동고분박물관으로 돌아온 가야 토기

국가귀속 460여점 중 30여점 환원 제외, 지역 학계 "역사 가치 큰 것들만 빠져"

김해시는 지난 12월 10일 대성동고분군 제3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국가귀속유물 430점이 우여곡절 끝에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학계에서는 희귀성과 역사적 가치가 큰 중요한 유물은 모두 빠지고,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유물들만 돌려받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이번에 인수한 430점은 지난 1991년 10월 8일부터 1992년 3월 8일까지 A대학에서 발굴한 유물들로, 왕과 왕족 아래 하위지배계층의 무덤에서 출토된 가야토기와 철기, 장신구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국가귀속유물은 원래 총 460점이었으나 이 중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김해박물관에 대여 중인 청동솥(동복)과 오리모양토기 등 30여 점은 제외됐다. 특히 47호분에서 출토된 청동솥은 가야문화의 기원을 밝혀주는 귀중한 유물로, 국내에 완형은 단 2점만 남아 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 반환에서 제외된 청동솥.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이영식 교수는 "20년 만에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을 돌려받은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정작 중요한 유물들은 아직 돌려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청동솥과 오리모양토기 등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김해박물관에서의 상설전시가 마감되면 대성동고분박물관에 이관해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유물들이 늦게 돌아온 이유가 '발굴기관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발굴된 매장문화재의 국가귀속 및 이관은 '조사기관의 발굴->조사종료 후 유물목록대장 작성->문화재청 확인 및 승인->발굴조사보고서 작성->국립중앙박물관 이관'이라는 절차를 따른다. 이관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발굴기관에서 위탁보관을 하게 되고, 발굴조사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으면 국립중앙박물관으로의 이관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교수의 주장은 '발굴기관인 A대학이 대성동고분군 발굴조사보고서를 단 한 차례도 발간하지 않았으며, 그렇기 때문에 유물들이 지금껏 A대학교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A대학이 2000년에 두 차례, 2003년에 한 차례 유물사진이 담긴 도록을 발간한 적이 있는데, 이를 문화재청에서 뒤늦게 보고서로 인정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A대학은 발굴 후 필요한 조치를 모두 제대로 취했지만,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유물들의 수가 엄청나다 보니 그쪽에서 목록이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전에야 누락 사실을 알게 돼 유물을 재등록했다"며 "마침 그 시기에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돼 문화재청에서 시에 이관의사를 물어왔고, 이번에 돌려받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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