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안동공단의 새벽. 새로운 오늘을 시작하려는 듯 새벽 불빛이 가득하다. 사진/김항룡 기자

기업의 퀄리티(질)는 도시의 수준을 좌우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기업은 지역경제를 선도해 간다. 미시적으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기업들이 있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생활 양식도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이 영세하면 시민들의 삶도 궁핍하다. 밝은 분위기에 일하기 좋은 직장이 많으면 시민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기업이 많은 이익이 내면 그 구성원들의 삶도 풍요로워진다. 이 같은 풍요는 한 가정 더 나아가 지역으로 확산돼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김해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다. 불과 20여년 만에 엄청난 양적 팽창이 이뤄졌다. 2010년 12월 기준으로 김해지역 기업체 수는 6천297곳으로 기계·금속, 자동차·선박, 화학·고무·가죽·신발 등의 관련산업이 크게 융성하고 있다. 김해지역 기업들이 지난해 달성한 수출실적은 2조9천억 원. 7천543억 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창원과 더불어 경상남도의 수출을 견인하는 투톱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성장 뒤에 감춰진 그늘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부산 등을 본거지로 활동했던 수많은 기업들이 김해에 오기 시작했고 주거지와 공장이 뒤섞이는 등의 난개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는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도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성장을 주도할 대표기업이 부족한 점과 기업규모가 영세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인제대 김해발전전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6천여 곳 가운데 종업원이 300인 이상인 대기업은 전체의 0.1%에 불과했으며 종업원 수가 51~299인인 중기업 역시 3.4%에 불과했다. 종업원수가 50인 이하인 소기업이 96.5%로 대다수였고 그 중 10인 이하 영세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9.8%로 높았다.
 
100인 이하 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들 기업들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전체의 2% 정도로 낮았다. 나머지 매출은 100인 이상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연구개발(R&D)에 나서기도 어려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김해지역 제조업체 가운데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연구개발을 통한 신규시장 개척이 어렵다 보니 몸집 불리기가 쉽지 않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큰 기업만을 유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며 기업 생태계가 변화할 수밖에 없다. 기업 간의 먹이사슬이 역전되고 소멸되며 생성된다. 이는 곧 지역기업에 위기이자 기회이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떠오르는 것이 '강소기업 육성'이다. 강소기업이란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국내시장에서 1위 지위를 확보하거나 해외시장에서 5위권 내의 성적을 냄으로써 높은 고용유발 효과와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번 시리즈는 국내외 강소기업의 성공 경험과 경영노하우, 위기극복 과정과 미래전략 등을 소개함으로써 김해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명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다.
 
'지금이 풍요롭다고 해서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그 풍요는 없다'는 말이 있다. 좀 더 많은 강소기업을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기업과 지역사회가 모두 힘을 모은다면 보다 나은 김해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김해뉴스>는 김해 기업들이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장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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