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수(가명·50) 씨는 몇 달 전부터 밤마다 다리에 느껴지는 불편한 감각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저릿저릿하다가도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해지기도 했다. 김 씨는 다리를 주무르며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피곤한 일상이 반복됐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불쾌한 느낌이 계속되자 김 씨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이 아닌지 의심하게 됐다.
 


찌릿하거나 뭉치는 느낌 등
활동 적은 시간에 증상 느껴

이상 감각 없어도 움직임 충동
피로누적·카페인 섭취 증상 악화

철분결핍 등 원인질환 치료 우선
음주 자제 수면위생 신경써야
발병 시점에 치료 받는 게 중요



마치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감각에 여러 번 잠을 설쳤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란 휴식 중 다리에서 느껴지는 이상 감각으로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사람마다 정도가 다르지만 증상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주로 수면 부족을 동반하므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원인
하지불안증후군의 근본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해 래봄병원 임형태 과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철분 결핍이나 신장 질환, 파킨슨병, 당뇨, 류마티스 등 각종 질병과 약물들이 하지불안증후군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인불명의 하지불안증후군을 호소하는 일부 환자들은 가족력이 있어 유전적 원인으로 추정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 누적, 카페인 섭취를 할 때 증상이 악화된다.

임신부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임신 후반기에 흔히 발생하고 출산 후 약 한 달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주요 증상은 허벅지나 장딴지, 발 등의 하지 부위에서 바늘로 찌르는 듯 찌릿찌릿한 감각이 느껴지는 것이다. 마치 벌레가 혈관을 타고 기어가는듯한 느낌, 저리거나 가렵고 뭉치는 느낌 등 증상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환자 대부분은 병원 진료 시 증상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움직임이 적은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오래 앉아 있거나 잠자기 전에 발생한다. 이상 감각이 없어도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들거나, 불쾌한 감각이 가벼운 운동으로 완화되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볼만 하다.
 

 
■치료
철분 결핍이나 말초신경병증과 같은 연관 질환이 있는 경우 철분을 보충하거나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하면 증상은 호전될 수 있다. 약을 투여할 경우 도파민 작용제,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항불안제 등이 처방될 수 있다.
 
임 과장은 "원인 질환을 치료한 후 음주·흡연을 자제하고 수면 위생에 신경쓰는 등 일상생활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걷기,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자기 전 목욕·마사지를 병행하거나 온열패드나 얼음주머니를 사용하면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밤에 제대로 자지 못해 일상에서 낮잠을 잘 때가 많고 졸음을 쫓기 위해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음료수 섭취도 늘어나는데 이런 습관은 하지불안증후군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피해야 한다.
 
근육통이나 허리 디스크, 하지 정맥부전, 림프 부종, 혈액순환장애, 하지정맥류 등을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임 과장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안되면 나이가 들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발병 시점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