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 4월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발표한 지난 6개월동안 활동한 검증결과를 두고 이곳 저곳에서 말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부울경 검증단의 전문성 논란을 부추키고 있는 모양새다. 15년간 전세계 80여개국에서 750개가 넘는 공항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400명의 전문가를 둔 세계3대 공항 설계회사인 파리공항공단(ADPi)이 28명의 전문가와 1년 동안 1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연구한 결과인 '김해공항 확장안'을 내놨다.

하지만 '김해신공항은 백지화되어야 하고, 제대로된 동남권관문공항을 위해서는 새로운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울경 검증단은 작년 10월에 급조하여 연구 예산도 밝히지 않고 28명의 익명의 전문가들로 단지 6개월 정도의 검증과정만 거친 채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항공설계전문기업인 ADPi의 '김해공항확장안'을 뒤엎는다는게 말이 안된다는 얘기다. 참으로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다.

또한 ADPi수석엔지니어인 장마리 슈발리에는 "우리팀 28명이 1년간 김해공항과 경남 밀양·가덕도를 열 번 넘게 실사하고 해당지역 기상 자료까지 모두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며 "김해공항 확장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했다.

그런데 세계최고의 공항전문회사가 1년 동안 19억이나 예산을 투입하여 현장을 열번 넘게 실사하여 예측한 김해신공항 소음피해 대상 세대수가 기존의 702세대에서 단지 100세대 증가한 802세대라고 하였다. 참으로 어떻게 해서 이러한 말도 안되는 용역을 수행 할 수 있었을까! 항공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비전문가의 판단에서도 최소한의 합리성을 벗어났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에서는 10년 후인 2028년이 되면 김해공항 주변 항공기 소음도(WECPNL)가 75~95웨클 이상인 '소음대책지역'의 전체 가옥 수만 현재 702가옥에서 2028년 964가옥으로 37.3% 증가하게 된다고 발표하였다. 소음피해인근지역까지 합치면 엄청난 소음피해권역이다. 더 중요한 점은 이 수치는 제3활주로를 확장하는 신공항을 가정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2개의 활주로만 운영하더라도 발생하는 소음피해 가옥의 증가율이다. 이번 부울경 검증단에서도 김해공항을 확장하게되면 김해는 9.4배, 부산은 3.3배 소음피해가 확대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김해시민과 시민단체의 주장 그리고 김해시에서 추진한 연구용역의 결과에서도 김해공항확장안으로 인구 10만 가까이 피해규모가 증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세계최고의 공항설계기업인 ADPi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부울경 검증단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는 것일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검증기준의 차이이다. 바로 정치적 판단기준의 유무이다. 결국 ADPi의 사전타당성연구용역의 방향은 이미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신공항 입지로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부산과 대구권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정치적 후폭풍'이라는 새로운 듣도 보지도 못한 기준으로 공항입지를 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부울경검증단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동남권관문공항으로서 가져야 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기준으로 과학적 검증을 하고자 노력하였다고 본다. 그야말로 소음과 안전으로부터 자유롭고 확장성이 가능한 동남권관문공항으로서의 입지를 평가해야 함에도 그 출발점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이미 2002년 이후 동남권신공항 사업이 추진되면서 국내 여러 전문기관에 의해 5차례에 걸쳐 김해공항확장안에 대한 불가 판정을 내렸다. 2007년 정부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은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불가판정이 ADPi라는 외국전문기업의 입을 빌려 '김해공항 확장안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전문성을 왜곡하여 기존의 불가론을 뒤집는 잘못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이미 총리실에서 부울경 동남권관문공항 검증단의 보고서를 받아서 판단하기로 하였으니, 이제라도 정치적 후폭풍이라는 정치적기준이 아닌 국가균형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동남권관문공항으로 가기위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정위원회를 통해서 판단해주지길 바란다. 김해신공항 발표이후 3년동안 추진되어 왔던 국책사업을 뒤엎는 것이 아니라 3년동안의 문제제기와 검증을 통해 잘못 결정된 국책사업을 바로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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