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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밑바닥 서민들의 애환 담은 소설문학의 향기 - 객주 문학관
  • 수정 2019.05.07 17:16
  • 게재 2019.04.30 15:54
  • 호수 420
  • 11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청송 진보제일고 교정을 새로 꾸민 객주문학관 전경. 넓은 마당이 장터를 연상케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민초들의 사연
'장터'에서 자란 추억에서 출발

꼼꼼한 현장 답사로 '길 위의 작가'
시골 여관에서 '발품' 팔아 쓴 원고

문 닫은 학교 새로 꾸민 문학관
수십개 철필과 수동카메라 인상적



가난하고 소외된 민초들의 사연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이야기꾼. 조선 말기 장터를 누볐던 보부상들의 삶과 애환을 솔직하게 담아낸 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을 소개하는 문학관은 경북 청송군의 조그만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옛 진보제일고 교정을 개조한 문학관 마당에는 커다란 등짐을 울러 맨 남성과 개나리 봇짐을 머리에 인 여인의 조각상이 우뚝 서 있다. 조선 말기 전국 장터를 옮겨 다니면서 밑바닥 서민들과 애환을 같이 했던 보부상들의 모습이 정겹다. 

▲ 문학관 마당에 세워진 보부상 동상.
▲ 시골 장터를 누비던 작가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

현대식 콘크리트 단장한 문학관 건물 1층에는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소설책을 모아 놓은 '소설 전문 도서관'과 신진 작가들을 위한 '창작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조급한 마음에 소설 객주와 작가 김주영을 소개하는 전시실을 찾으니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간 후 2층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안내한다. 학예사의 권유에 따라 찾아간 3층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골 장터 주막이 재현되어 있다. 조선 시대 복장을 한 장사치와 막걸리잔을 주고받는 작가의 모습을 담은 공간의 외벽에는 작가의 어록이 걸려 있다. 

"장돌뱅이 이야기를 연재하기 위해 스스로 장돌뱅이가 되었다. 5년 동안 전국 200여개 시골 장터를 답사하였다. 연재를 시작한 후에는 한 달에 20일 이상 장터 현장에서 원고를 썼다."
 
1979년 6월. 소설 '객주'를 서울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무려 4년 9개월에 동안 시골 여인숙과 여관을 전전하며 글을 썼다는 소설가 김주영. 그 덕분에 '길 위의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했다.

▲ 전시실에 놓인 대하소설 '객주'

전시실 안쪽 벽면에는 작가 김주영의 연보가 걸려 있다. 1939년 경북 청송군에서 아버지가 없는 결손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 김주영. 남의 집 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머니 아래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한 번도 교과서를 가져 본 일이 없었을 만큼 가난했던 김주영은 "배고픔과 수치심이 뒤얽힌 외로움을 떨쳐 버리기 위해 '시'를 썼다"고 했다. 고향에서 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잠시 지방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서라벌예대에 진학한 작가는 서른두 살 때인 1971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휴면기'가 당선되면서 본격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이후 마흔 살 때 대표작 '객주'를 쓰기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 시골 장터에서 살았던 덕분이라고 했다. 장터 이야기를 중편 소설에 담으려고 현장 취재를 나갔다가 옛날 보부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객주'라는 대하소설로 확대되었다고 덧붙였다.

▲ 등짐과 지게 등 옛날 장사치들이 사용하던 물품들

전시실 한쪽 구석에는 작가의 손때가 묻은 각종 자료를 보여주는 코너에는 소설 객주를 담아낸 육필 원고지와 수십 개의 철필 등이 놓여 있다. 유리 전시관 안에 놓인 수동카메라는 시골 장터를 취재할 때 현장 확인용으로 사용하던 것이라고 했다. 소설 그 자체가 허구인데, 그토록 꼼꼼하게 발로 뛰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장사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은 작가가 전시실 중간 벽면에 적혀 있는 작가의 말이 대신하는 것 같았다.
 
"나는 여름철 매미 처럼 약한 사람들의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연을 이야기 바구니에 담아서 또 다른 매미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김해뉴스 청송=정순형 선임기자 junsh@gimhaenews.co.kr


*찾아가는 길
△ 경북 청송군 진보면 청송로 6359.
△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상주·영덕고속도로로 갈아타면 된다.
△ 약 2시간 40분 소요.

*관람 안내
① 여름철 : 오전 9시~오후 6시.
    겨울철 : 오전 9시~오후 5시.
②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은 휴관.
    054-873-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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