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신경 압박 받을 때 통증 유발
가사 노동·컴퓨터 사용 등 원인
일상생활 힘들 땐 수술 고려
스트레칭 통해 근육 풀어줘야



주부 최 모(36) 씨는 요즘 손목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다. 비교적 가벼운 컵이나 휴대폰을 들어도 손목이 시큰거렸고 손과 손가락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도 받았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지속되자 손목에 압박붕대를 감았지만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많았다. 물건을 드는 것조차 힘들어진 최 씨는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그에게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손목에 무리가 가는 일을 많이 한 게 원인이었다.
 

손목은 우리 신체 구조 중 운동범위가 넓은 부위 중 하나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나 물건을 들 때, 운전을 할 때 등 손목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일상생활을 할 때 손목의 움직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의 도움을 받아 수근관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을 알아본다. 
 
■원인
손의 감각을 담당하는 감각신경과 운동에 관여하는 운동신경, 혈액의 운행 통로인 혈관들은 팔에서 손목을 통해 손으로 이어진다. 수근관은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돼 있는 통로다. 수근관증후군은 수근관 내에 압력이 증가해 이 굴을 지나가는 구조물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압박을 받아 나타난다. 이로 인해 저림, 욱신거림 등 통증을 유발하거나 마비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수근관증후군이라고 말한다.
흔히 반복적인 가사 노동에 의한 경우나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으로 손목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 경우, 손목 부위 골절로 수근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린 경우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흔히 손이 저리면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말초신경 장애의 하나로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이 높다.
수근관증후군은 특히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5배 높다. 주로 30~60세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스마트폰 등 휴대용기기가 보급화되며 젊은층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임산부의 경우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하며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견된다. 목수, 운전기사, 작업장 근로자 등 손목을 세게 구부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무직 종사자, 악기 연주자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 학생의 경우 필기구를 강하게 쥐는 습관이 있으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
증상은 통증과 감각이상, 운동장애로 나눌 수 있다. 주로 환자들은 손과 손가락의 저림, 통증, 감각저하, 부종, 힘의 약화 등을 호소한다.
주요 증상은 △손끝이 따끔하거나 저린 느낌 또는 통증 △운전 도중 손이 저릴 때 △야간에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칠 때 △아침에 손이 굳거나 경련이 일어날 때 △정교한 작업이 어려워지고 단추 끼우기 등 일상생활에서 섬세한 운동이 힘들 때 △손에 쥐는 힘이 떨어져서 물건을 자주 떨어트리거나 빨래를 짜는 힘이 약해질 때 등이다.
단순히 손목이 아프다고 해서 다 수근관증후군은 아니다. 가정에서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우선 손목을 굽혀 손등을 서로 맞닿게 한 후 안쪽을 향해 가볍게 밀어준다. 1분 안에 감각이 없거나, 저려오는 등 통증이 발생하면 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예방법
김훈 병원장은 "손목을 고정하는 부목을 차는 것이 1차적 치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목 내부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목적으로 소염제를 쓰는 경우도 있고, 소량의 먹는 스테로이드가 조기에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통증이 너무 극심해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엄지손가락의 근육이 위축 된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술 방법은 손목 바로 밑 가운데 부분을 2㎝ 정도 절개해 손목 인대에 눌려 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의 경과가 좋은 질환 중 하나지만 신경 변성이 심각할 때는 수술 후에도 일부 증상이 남을 수 있고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 병원장은 수근관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시간동안 손목이 구부러진 상태로 일을 하지 않도록 하며, 평소 손목 돌리기나 깍지를 킨 상태로 팔을 위아래로 뻗어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키보드나 마우스를 만지는 손가락보다 손목이 낮은 상태로 작업하는 데에서 문제가 생기므로 손목과 손가락을 같은 높이에서 유지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끔씩 손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굽히는 자세를 피하기만해도 좋아질 수 있다. 지나친 손목 사용은 자제하고 손목 아래에 쿠션을 받쳐주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도 마우스나 키보드에 손목 받침용 쿠션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는 3~4분 간격으로 손목을 털어주고 의자에 등을 기대어 짧은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손가락이 뻐근할 때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푸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신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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