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시작되는 3월 이전에는 사무총장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봐둔 인물 영입 못한 건 아쉽지만
제도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
이번엔 대안세력 찾기 나설 겁니다

김정권(51) 의원은 의외로 여유로웠다. 4일 오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에게서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지난해 7월 집권당 사무총장으로 전격 발탁된 뒤 불과 5개월여 만에 그만두게 돼 아쉬움이 많을 것이라는 세간의 생각은 빗나간 것 같았다.
 
김 의원은 "사실 사무총장 취임 초부터 실질적인 공천 작업이 시작되는 3월 이전에는 그만두고 싶었다"면서 "공천 과정에서 한 사람을 선택하면 다수 희망자들이 탈락될 수밖에 없어 부담이 많았다"며 홀가분해 했다.
 
사무총장을 사임한 뒤 김 의원은 아예 지역구로 내려와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루 10개 안팎의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치에 바빠 만나지 못했던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고 민원을 챙기고 있다. 사무총장 사퇴 발표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뒷수습을 하고 (지역구로) 내려가겠다"고 했던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김 의원은 "햇병아리 초선 의원으로 출발해서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김해 시민의 성원 덕분이었다"면서 "4월 총선이 있지만 눈 앞의 표만 보지 않고 김해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다시 출발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짧았던 사무총장 재임 기간에 대해 어찌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고만 할 수 있을까? 김 의원은 "사무총장 재임 당시 좋은 사람들을 영입하기 위해 눈여겨 봐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영입하기도 전에 그만두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개인적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나라당이 어려운 시기에 사무총장을 맡아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을 해소하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지지에 소극적이던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의 지원을 이끌어낸 데는 그의 정치력이 큰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의 정치력에 대한 박근혜 위원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박 위원장이 당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김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재기용하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췄다. 김 의원의 강한 고사와 사직한 사무총장을 재기용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주변의 만류로 불발로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국회의원 7년, 집권당 사무총장까지 맡았던 경험은 그의 정치적 시야를 넓혀준 듯하다. 그는 올해 총선의 본질이 제도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대안세력 찾기'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씨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안철수 교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 때문"이라면서 "한나라당 역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 텃밭이었던 영남지역마저 안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의 쇄신 노력에 주목했다. "우리 당이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 진정성으로 완전히 거듭나야 한다. 이번 총선은 이런 쇄신 노력이 평가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해지역 선거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전망과는 다소 다른 견해를 내놨다. 사무총장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서 능력에 대한 검증을 받아왔다는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김 의원은 "김해시민들은 정치논리만으로 후보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김해 발전을 위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능력을 볼 것이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김 의원에게는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숙제가 남아 있다. 바로 경전철 적자 문제다. 김 의원은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를 정부 차원에서 보전토록 규정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여·야의 정치 경색으로 통과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면서 "오랜 기간 설득을 통해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확보한 만큼 올해 상반기 중 국회 통과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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