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라고 칭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래픽 제공=연합뉴스TV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very wealthy nation)라고 칭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매우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한국에 의해 거의 돈을 지급받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한국이 9억9천만달러(약 1조2천33억원)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작년(9천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트윗에서 "미국에 대한 지급을 추가적으로 인상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이제 미국에 의해 제공되는 군사방어에 기여하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러분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 땅에 3만2천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을 도와왔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협상이 아직 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이미 협상이 시작했다고 잘못 인지했거나 특유의 과장 화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거론한 액수나 주한미군 규모도 정확하지는 않다. 또한 그가 어떤 기준으로 '82년 동안'을 언급했는지 확실치 않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3∼24일 방한했을 당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미국이 차기 협상에서 올해 분담금 액수의 6배 규모에 달하는 50억 달러(한화 약 5조9천억원)를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한국시간 오는 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대폭증액 요구를 담은 청구서를 들이밀지 주목된다. 이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미국의 압박 파고가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협상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이미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대폭 증액 방침에 쐐기를 박으려는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에 앞서 대대적인 인상 압박을 예고한 것이라는 견해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