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 안에서 발견된 적심석이 사용된 건물터. 사진제공=김해시.


봉황동 유적 발굴 현장서
목탑지 추정 건물터 첫 확인



가야시대 목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김해시 봉황동 303-7번지 매장문화재 발굴현장에서 확인됐다.

시는 지난 23일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했다. 해당 지역의 발굴조사는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이 맡았다.

공개된 건물지는 가야시대 문화층에서 확인됐다. 초석 하부를 지탱하기 위한 적심석(積心石)이 사용됐다. 평면은 정방형으로 중앙에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외부공간인 퇴칸이 이를 둘러싼 형태이다. 퇴칸은 정면·측면 각각 5칸이며, 규모는 길이·너비가 각각  10m로 추정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건물지 중심부에 사용된 적심의 규모가 지름 180㎝, 깊이 100㎝에 달하는 점으로 보아 크고 높은 기둥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 중심부 건물은 목탑지에서 확인되는 사천주(四天柱)와 유사하다"며 목탑지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학술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조사기관의 고고학적 해석에 동의했다. 이어 유적이 확인된 위치에 주목했다.

조사지역은 봉황동 유적 동쪽에 위치한다. 건물지 서쪽에서는 가야시대 토성지 일부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는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 내에서 발견된 최초의 가야시대 적심건물지이다. 탑형 건물지 또는 왕실 종묘와 관련된 건물지로 추정된다.

오세덕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는"경주 나정에서 확인된 팔각건물지처럼 평면 팔각의 형태를 염두에 두고 계획된 적층 건물 같다. 건물 중심부와 퇴칸 사이의 간격이 넓은 것으로 보아 차양 구조가 발달한 남방계열로, 건물 높이는 20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국유사 기록을 바탕으로 왕후사, 호계사 등 가야사찰의 실체 규명에 힘써온 시의 가야사 복원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는 추정 왕궁지에 왕실사찰이 위치할 가능성이 열린 만큼 봉황토성지에 포함되는 구역을 문화재 지정구역으로 확대·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시 가야사복원과 임원식 과장은 "가야 왕궁지와 가야불교의 실체를 밝힐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유적이 확인됐다"며 "유적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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