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수 독자위원·인제대학교 미디어센터 간사

김해시의 성장 동력이 되어줄 여러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시의 몇몇 관할구역은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어 국토교통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리고 최근에 시는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선정됐고 '웰-바이오 도시 건설'이라는 또 하나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의 '내생적(內生的) 발전'을 돕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지역이 내생적으로 발전한다는 말은 구성원이나 기업이 도시 안에 있는 인적 혹은 물적 기반을 양분삼아 성장한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먹거리를 우리의 땅에서 직접 수확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개인이나 기업의 성장 동력이 도시에서 나오기 때문에 외부의존도를 서서히 낮추면서 도시 내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충족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이 기대된다. 향후 구성원들과 도시가 안정을 찾는다면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것 또한 어느 정도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내생적 발전이라는 말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20일에 열린 김해시 의생명·의료기기 강소특구연구개발사업 추진전략 보고회에 참가하면서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 단어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지엠(GM)의 경영 악화로 야기된 군산 공장 폐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고 외국 기업 유치에 주력하기 보다는 내생적인 지역 발전전략을 마련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외부적 요인에 의해 지역경제가 좌우지되는 상황을 방지할 뿐만이 아니라 건실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내생적 발전방안 마련은 필요하다.

지난해 3월 청와대에서 발표한 대통령 개헌안을 보면 현 정부의 지방자치에 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개정안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지방분권을 지향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완전히 개정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여기에는 지방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 정부의 고민은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성장과 그로 인해 야기될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국토 전체면적의 12퍼센트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퍼센트가 머물러있는 모습은 썩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의 내생적 발전을 위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원도심을 비롯해 삼방동과 무계지구 도시재생사업에 책정되어있는 금액은 총 762억 원이다.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골자며 인력 창출과 주민 참여 공간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으로 100개 기업 창업과 일자리 370개 창출, 6천 5백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마중물에 불과하다. 국비지원은 수년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사업을 지속하려면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기업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지금은 내생적 발전을 막 시작하려는 단계고, 이 시점에는 지역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원주민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 건너온 청년들에게도 소통의 창을 열어줘야 한다. 남고 싶어지는 도시를 함께 설계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통채널을 개설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도시재생과 관련된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께는 직접 찾아가서 의견을 묻는 방법도 필요하다.

시가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과 자원, 자본이 투입될 것이다. 과정이 복잡하고 더딜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삶의 터전을 구성원 간 의기투합하여 만드는 것이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적임을 잊지 말고 내생적 지역발전을 향한 한 걸음을 떼야 한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