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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세중립국을 고민하자나침반
  • 수정 2019.09.04 09:09
  • 게재 2019.09.04 09:04
  • 호수 437
  • 11면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report@gimhaenews.co.kr)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국민 누구나 알고 있듯,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다. '주권'이란 국가의사를 전반적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힘이며, 대내적으로 최고 대외적으로는 자주적 독립성을 갖는 국가이다. '주권국가'란 다른 나라의 간섭이나 지배를 받지 않고 주권을 완전히 행사하는 독립국이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판결을 빌미 삼아 일본 자민당 정권의 아베가 지난 8월 28일 오전 0시를 기해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는 지난 7월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사실상 2차 보복 조치다.
그런데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한일간의 경제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방안의 여지를 남겼지만, 일본이 안하무인으로 아무런 변화의 조짐이 없자 우리 정부 역시 8월 12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침을 밝히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급기야 8월 22일에는 우리 정부가 한일간의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ISOMIA)의 종료를 결정했다.

그러자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인 일본의 설득은커녕 오히려 한국을 향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려와 실망의 메시지를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반복해 내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사실상 초치해서 정부의 한일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을 흔들고 있는 것은 동맹국이라 이름하던 미국과 일본만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한미일 동맹 내부의 변화 조짐에 틈새를 벌리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미국의 한일 동맹국에 대한 미사일 배치계획을 두고 군사적 위협으로 대응한다.

우리가 지금 마주하는 주변 4강은 군사 경제적으로 초강대국이자, 민족 이기주의, 국가 차원의 경제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이성은 간데없이 약육강식의 동물농장의 흉측한 맨얼굴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대한민국이 놓인 지정학적 위치상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와 미래에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현상은 대한민국이 처한 지정학적 숙명일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온전한 주권국가로서, 또 국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누리며 자존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온전한 주권자 국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우리 스스로 지금 놓인 현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필자는 군 입대 후 이등병 시절 자대배치를 받자마자 있었던 2박 3일간의 200km 고된 행군 중에 고참으로부터 "나보다 먼저 제대하는 ×××들 내 앞에 선착순 집합"이라고 행군대열을 향해 외치라는 명령을 받았다. 갓 자대배치 받은 신병인 나보다 먼저 제대하지 않을 병사가 있을 리 없었다. 고참 병사의 명령을 어기면 그로부터, 지시를 따르자니 모든 병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것은 불문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고참의 명령대로 크게 외쳤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 이등병 시절 필자가 처했던 입장과 다를 바 없다.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이 바로 잘못된 명령을 내린 그 고참 병사다.

지난 7월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90회 생일을 맞은 위르겐 하버마스 교수의 기념 강연을 듣고 논평한 독일 시사주간지 '디 자이트'(Die Zeit)의 기사 제목인 '역사의 언덕 속 이성의 두더지', 우리 대한민국이 되어보자. 시련 속에서도 찬란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운 우리야말로 동물왕국의 국제사회를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들 수 있는 적격자다. 필자는 그 출발점을 대한민국의 영세중립국 선언이라 생각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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