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가네마루 신(金丸信·1914∼1996)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인 가네마루 신고(맨 가운데) 씨가 14일 오후 일본 방북단 60여 명을 이끌고 평양에 도착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대북 강경정책 영향으로 북일 관계가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방북단이 14일 5박6일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생전에 북일 관계 개선에 힘썼던 가네마루 신(金丸信·1914∼1996) 전 자민당 부총재의 차남인 가네마루 신고(金丸信吾·74) 씨를 대표로 하는 일본 방북단 60여 명은 14일 오후 베이징국제공항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는 19일까지 북한에 머물면서 가네마루 신 씨 탄생 105주년이 되는 17일 기념행사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신고 씨가 조선노동당 및 외무성 고위 당국자와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고 씨는 베이징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북일 간에 현안이 많다. 현안 해결에는 국교 정상화가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한 아베 총리의 제안에 대한 북한 측 평가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 정상화 등 북일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견지하다가 지난 5월 초 갑자기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한 달 만인 지난 6월 2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 하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반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북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북한 측의 태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그러나 신고 씨는 일본 정부나 자민당으로부터 받아온 메시지는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번 방북단은 가네마루 신의 고향인 야마나시(山梨)현 출신 인사들과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총련)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중의원 12선을 역임하고 1980년대 제3차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내각에서 부총리까지 지낸 가네마루 신은 1990년 초당파 의원 자격으로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한 뒤 '북일수교 3당 공동선언'을 끌어냈다.

차남인 신고 씨는 당시 비서로서 부친의 방북을 수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일본과 북한을 잇는 채널 역할을 해왔다.

신고 씨는 작년 10월에도 일행을 이끌고 방북해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를 만난 바 있다.

김해뉴스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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