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9월까지 김해 아파트 누적 거래량은 1만 552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한해 동안 거래된 건수 1만 588건을 47% 넘어선 수치이다. 지난 2013년부터 하향세를 이어오던 김해 아파트 거래량이 올들어 회복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내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재된 매물을 보고 있는 시민들. 이경민 기자


1~9월 아파트 거래 1만 5520건
지난해 1년 치 보다 47% 많아
신도시 분양 아파트 입주 '끝물'
부동산 업계 "가격 바닥 친 듯"



무주택자였던 이 모(여·40) 씨는 지난 달 김해 삼계동의 D아파트를 구입했다. 진작부터 매매의사는 있었지만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망만 해오던 터였다. 그러다 얼마 전 30평(104㎡) 대 아파트가 1억 7000만 원 대에 급매물로 나오자 구매를 결심하게 됐다.
 
이 씨는 "3년 전 2억 5000만 원에 거래가 됐던 집이다. 이제는 가격이 바닥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어 계약을 하게 됐다"며 "투자가 아니라 거주를 목적으로 마련했다. 이왕 집을 살 거라면 지금처럼 많이 떨어졌을 때 사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9월 김해 아파트 누적 거래량은 1만 55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래된 건수 1만 588건의 47%를 넘어선 수치이다.
 
최근 5년간 김해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2013년 2만 3317건, 2014년 1만 7299건, 2015년 1만 4642건, 2016년 1만 2782건, 2017년 1만 3493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이어오다 올 들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실제로 요즘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는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장유부동산 김재곤 소장은 "지난달부터 고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70~80%는 실제 거주할 곳을 찾고, 나머지는 투자를 원하는 사람"이라며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지방도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은 이미 바닥을 쳤다고 본다. 기존 주택 가격에 조금 더 보태서 더 나은 환경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며 "김해 안에서 위치가 좋거나 넓은 평수 아파트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신 외곽의 오래된 아파트는 공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에서는 2016년 하반기 이후 23개 단지 1만 9020세대 아파트가 분양됐다. 이중 90%가량 주택에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9월 기준 미분양 주택은 1900세대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73세대로 전체의 14%를 차지한다.
 
김 소장은 "김해시내 새 아파트 물량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장유의 경우 현재 율하1지구 힐스테이트 630세대 입주가 진행 중이다. 이달부터는 율하2지구 시티프라디움 1081세대가 입주를 시작한다. 대부분 내년 3월께 소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상태는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경남지역의 각종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가 최근 수급조절에 들어가면서 공급과잉으로 불안정했던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동의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원장은 "조선업을 비롯한 경남지역 제조업계 가동률이 늘고 있다. 창원·거제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아파트가 나온다"며 "김해·양산지역도 가격 하락폭이 줄었다. 기존 주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지난해 대비 거래량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수급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며 "가격이 더 이상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낮은 은행금리에 갈 곳을 잃은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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