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호원 대표가 살균·세척이 동시에 가능한 틀니살균세척기 윌리스(WILLIS)를 설명하고 있다. 뒷편으로 보이는 것들은 주력상품인 e2-SPRAY를 비롯한 생산제품들. 스프레이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e2-SPRAY는 '도미솔'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된다.

물과 소금 전기분해로 살균 세척 인체 무해 혁신적 기술력 돋보여
해외시장 우선 진출해 호평, 산업용 대형 제품도 개발 완료
구제역 등 질병 예방 효과 전망

강소기업의 혁신적인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유의 편리성으로 우리의 생활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절감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도움을 준다. 김해시 안동공단에 위치한 현성E&E(대표 박호원)는 전기분해 전문 벤처기업이다. 이투-스프레이(e2-SPRAY)란 친환경살균세척기를 출시해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곧 국내시장에서도 관련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살균세척기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 살균세척시장에 지각변동 예상
현성E&E가 내세우는 주력 제품은 친환경살균세척기인 e2-SPRAY와 틀니살균세척기 윌리스(WILLIS)이다. 모두 전기분해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친환경제품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들 제품에 이같은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혁신적인 기술력 때문이다. 특히 곧 국내출시가 임박한 친환경살균세척기 e2-SPRAY는 가정은 물론, 음식점 등에서 그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e2-SPRAY의 용도는 말 그대로 살균세척이다. 욕실 및 변기를 청소하거나 고기 냄새가 배어있는 의류의 살균 및 탈취, 음식점 테이블 세척 등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과 쓰임새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제품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소금과 물만 있으면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직접 마시거나 피부에 닿아도 유해하지 않을 만큼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제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살균세척기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가 될 혁신적인 제품 탄생의 밑바탕에는 현성E&E의 전기분해기술이 있다. 흔히 락스로 불리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은 NaCIO이라는 원소기호로 구성돼 있는데, 일반 락스가 원료의 혼합으로 제작되는 것에 비해 e2-SPRAY의 구성요소 NaCIO은 소금과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만들어진다.
 
결과는 같지만 만드는 방식을 달리하면서 나타난 변화는 실로 혁신적이다. 두 제품 모두 세균 살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e2-SPRAY는 소금과 물로만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하며, 야채, 과일 살균세척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소금과 물을 원료로 3분 동안만 전기분해하면 손쉽게 살균세척 물질이 탄생하기 때문에 재사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탁월하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관련업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틀니살균세척기 윌리스의 기본 원리도 비슷하다. 염수촉매(소금)와 물을 이용한 전기분해로 살균세척이 가능한 물질을 만들고, 물의 회전 및 세척볼로 틀니를 구석구석 살균·세척한다. 또 살균세척기 전부가 아닌 세척통만 따로 구입하면 부부가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시판 중인 틀니소독기가 살균 기능에 국한된 것과 2인 사용시 제품 전체를 추가 구입해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해외시장 우선 진출
혁신적인 제품이 시장에서 늘 좋은 대우를 받고 부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현성E&E의 경우,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도 사용자들의 인식 수준 등 시장 여건 때문에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할 수밖에 없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친환경살균세척제를 만들어 쓰는 마인드가 보편화돼 있는 반면, 국내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무엇보다 마케팅 및 홍보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의 입장으로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특성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현성E&E가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동안 국내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친환경 제품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고, 요즘과 같은 불경기 때 비용절감 측면이 중시되는 것도 국내 출시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됐다.
 
한편, 현성E&E의 전기분해기술은 향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을 위한 살균세척기 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성E&E는 이미 우사, 양돈, 양계 등 산업용 대형 전해조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살균능력은 물론 대용량인데다 분당 생성능력도 뛰어나 구제역 등 각종 질병예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호원 대표는 "협력업체 구성과 자금관리가 쉽지 않았다. 중소기업 특성상 작은 업체와 거래하다 보니 그들의 수준을 세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가 무엇보다 힘들었다. 이온수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전해조를 판매한 비용을 투자했고, 정부의 도움으로 신제품 개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올 상반기에는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모델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호원 현성E&E 대표 인터뷰
기존에 없던 제품으로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아

국내 소비자들 인식 전환이 관건

"기존의 것을 조금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엔지니어로서의 이같은 욕망과 열정이 수많은 힘든 고비를 넘기는 데 커다란 힘이 됐습니다.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평가해 주시니까 많은 위로가 됩니다."
 
박호원 대표는 지난 2004년 4월 현성E&E를 설립했다. 이온수기에 핵심부품인 다단전해조개발로 특허를 취득해 매출을 늘려왔고, 이를 바탕으로 2006년엔 e2-SPRAY를 개발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음식점에서 소주를 부어 테이블을 닦는 모습을 보면서 '물과 소금만 있으면 손쉽게 살균세척제를 만들 수 있는데 왜 저렇게 할까'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만 신경 쓰면 위생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는데…. 그 때 친환경 살균스프레이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전기분해에 관한 전문가였던 그는 얼마 뒤 제품개발에 성공한다. 물과 한 스푼 정도의 촉매(소금)를 스프레이 안에 넣고 전기포트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3분 만에 전기분해가 끝나 살균세척제(NaCLO)가 만들어지는 e2-SPRAY 개발에 성공한 것.
 
문제는 시장 여건이었다. 외국의 경우 친환경살균세척제를 만들어 쓰는 것이 보편화된 반면, 국내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했다. 박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전화위복이 됐다. 지금은 위생 및 환경이 중시되고 있는 시대이니만큼 기왕이면 화학제품보다 중소기업제품·친환경제품에 소비자들이 애정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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