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의 얼굴을 관찰할 때 염두에 둘 요소가 있다. 잘 생긴 것, 예쁜 것, 좋은 것의 차이점이다. 요즈음처럼 예쁜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 세월에 좋은 것, 잘 생긴 것의 의미를 다시 챙긴다는 것은 번거로울 수도 있겠다. 심지어 '예쁘면 다다'라는 식의 이해도 많으니 좋은 얼굴과 예쁜 얼굴의 구분이 없는 추세가 제법 오래갈 듯하다.
 
하지만 상서(相書)는 이것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다. 잘 생겼더라도 꼭 좋은 것은 아니고 예쁘더라도 꼭 좋은 것은 아닌 것이다. 대체로 잘 생긴 것이 좋은 것에 가까울 확률이 높지만 관상학적으로 좋은 기준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눈썹은 대체로 미적(美的)인 요소에 간여하므로 예쁜 눈썹을 좋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좋은 눈썹의 기준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옛글에 나오는 기준을 살펴보자. 대체로 여덟 가지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 일반이다.

첫째, 퇴인(退印)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를 일컫는 인당(印堂)에서 넉넉히 떨어져 있어야 한다. 자연 미간(眉間)이 넓어 보이게 되는데 이마의 기운이 코에 잘 소통하므로 하늘과 뜻이 잘 통하니 운세가 순조롭고 마음도 넉넉함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거액(巨額)으로 눈썹이 이마에 속하는 영역에 있어야 된다는 뜻이다. 안면에 있는 구멍 주위에는 모두 털이 있는데 눈의 기운이 좋아야 수기(水氣)가 넉넉하여 이마까지 멀리 눈썹털이 날 수 있는 것이다. 눈은 인체의 간(肝)에 응하고 눈썹 또한 간의 기운이 잘 소통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채널이 되는 것이다.

셋째, 모순(毛順)이다. 눈썹 털이 서로 엉키지 않고 가지런히 자라야 하는 것이다. 너무 조밀하거나 끊기는 것, 역결이 있는 것 등은 모두 좋은 모양이 아니다. 성정(性情)의 조악(粗惡)함이나 인덕(人德)의 부족함으로 나타나기 쉬운 것이다.

넷째, 과목(過目)으로 눈의 좌우를 지나 눈을 덮는 모양이 좋은 것이다. 눈을 보호하는 방풍림 정도로 생각해도 좋다. 눈이 잘생기더라도 눈썹이 눈을 덮지 못하면 속성속패(速成速敗)가 잘 생기는 것이다.

다섯째, 미취(尾聚)인데 말 그대로 눈썹은 서로 모여 있어야 좋은 것이다. 조경이 잘된 정원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흩어지면 빗자루가 성긴 모양과 같아서 크게 쓸어 담을 수 없는 작용이 따르므로 큰 성공은 어려운 것이다.

여섯째는 유채(有彩)로 털의 표면에 광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광택이 없으면 건강하지 못함을 의미하고 운세도 좋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나가나 광(光)은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이라 인체의 모든 부분에서 광택은 필수적인 것이다. 문득 오래전 자칭 건달이라 하는 사람의 멘트가 생각난다. "밥을 굶어도 구두에 광택은 내고 다녀야 건달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광택은 생명이다.

일곱째, 유양(有揚)이다. 미두(眉頭)로부터 눈썹 꼬리까지 이어질 때 3분의 2 지점에서 약간 위로 향하고 다시 아래로 굽어야한다는 뜻이다. 모든 기운은 적당히 힘의 잉여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펄럭이는 깃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마지막 여덟째, 근근현육(根根見肉)이다. 눈썹 숱이 많더라도 살이 보이는 것을 좋게 치는 것이다. 밭에 수목의 간격이 좋아야 발육과 성장이 좋은 것과 같은 이치다.

좋은 눈썹은 참 드문 것이라 인생살이가 만만치 않다.







박청화 청화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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