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3만원 주유때 3,200원 차이 패스트푸드점 점심메뉴 가격 빠져
경유도 ℓ당 최대 200원 차이 나 유통구조 변화 따른 경쟁 심화
면세유 불법유통 등이 원인인 듯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알뜰 주유족'이 늘고 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주유소와 가장 싼 주유소의 차이가 휘발유를 기준으로 했을 때, 리터(ℓ)당 229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만일 가장 비싼 주유소를 이용하던 소비자가 이 주유소 대신 가장 싼 주유소에서 3만 원 어치의 기름을 주유한다면 1.62ℓ를 더 넣을 수 있는데, 이를 김해지역 ℓ당 평균가(1천977원)로 환산하면 3천200원에 달한다. 한 번 주유로 M사의 불고기버거 한 개를 더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식 밖의 가격 차와 관련해서는 면세유 불법 유통을 비롯한 다양한 설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김해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977원, 경유는 1천81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밀양(휘=1천968원, 경=1천799원) 보다는 높고, 양산(휘=1천988원, 경=1천837원), 창원(휘=1천979원, 경=1천825원) 보다는 낮은 수치다.
 
휘발유 가격은 주유소별로 ℓ당 최대 229원 차이가 났다. 진례면 산본리의 K주유소의 ℓ당 가격이 1천920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구산동의 C주유소가 2천149원으로 가장 비쌌다. 경유는 최대 200원 차이가 났는데 이 역시 진례면 산본리의 K주유소가 1천749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구산동 K주유소가 1천949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비싼 주유소와 가장 싼 주유소의 이 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지역 주유업계 관계자들도 쉽게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각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의 차이는 5~10원 정도로 사실상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주유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ℓ당 200원이 넘는 차이가 나는 데 대해서는 업계 관계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17일 발표한 제품별 가격 구성을 봐도 '유통비용 및 마진'이 차지하는 비율은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4%(83.4원)와 5%(97.2원)에 불과했다. 세금부과 전 정유사 가격(49%, 973원)과 세금(47%, 926원) 등이 고정적이라고 했을 때 가격을 결정하는 나머지 요인인 '유통비용 및 마진폭' 4%, 83.4원 보다도 더 많은 가격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몇몇 주유업계 관계자들은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경쟁심화와 면세유 유통 등 비정상적인 유통이 지금과 같은 가격 차이를 불러왔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위해 2년 전부터 주유소들이 모든 정유사의 기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고, 마진 폭이 줄자 많은 주유소들이 다른 영업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즉 싸게 많은 기름을 팔지 않고, 비싸게 파는 대신 무료로 세차를 해 주는 등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면세유의 불법유통에 대한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유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기름보다 500원~600원 저렴한데 300원~400원을 더 주고 면세유를 다시 사들여 공급함으로써 가격이 싸진 게 아니냐는 것이 의혹의 주된 내용이다. 이밖에도 경유의 경우 등유와 50% 혼합해도 시료검사에 걸리지 않는 기술 개발설 등 기름값과 관련된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탱크용량의 한계로 저렴할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도 한계가 있고, 주유소 임대료나 인건비 등에서도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200원 넘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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