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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 years in kimhae -김해도서관-
  • 수정 2020.02.11 15:25
  • 게재 2020.02.11 15:22
  • 호수 458
  • 11면
  • 이애순 수필가(report@gimhaenews.co.kr)
▲ 이애순 수필가

돌아보니 김해 정착 이십년이 넘었다. 안양에서 태어나 삼십년을 살다가 부산에서 십년을 그리고 김해에 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김해를 알기 전 김해라는 곳은 교과서에 수록된 김해평야라는 어휘 하나로 인식된 지역이었다.

부산에서 살다가 김해로 온 후 한동안 나는 김해사람이 아니었다. 당시 운행하던 이마트 셔틀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나가 일을 보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했다. 부산에서 만난 사람들을 만나러 부산을 들락거렸다. 김해는 내가 잠을 자는 곳이지 생활문화공간이 못되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도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은 소도시였다. 당시만 해도 시내도로에 경운기가 다니던 시절이었으니 현재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김해의 모습은 아니었다. 당시는 자가용도 없어서 부산 한번 나갔다 돌아오려면 하루거리 일이었다. 참으로 불편하고 답답한 시절이었다. 공간은 확 트여 넓고 시원했으나 내 마음의 김해는 협소하고 폐쇄된 공간이었다.

김해도서관은 나의 숨통을 트는 계기가 되었다. 좁고 음습했던 도서관을 허물고 최신식 시설로 무장한 웅장한 도서관으로 환생했다. 해반천이 정화되어 아름다운 수변공원으로 거듭났다.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대형영화관이 생겼다. 김해문화의 전당은 수준급 공연과 전시로 문화적 충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금관가야 문화의 산실인 봉황동 유적지가 개발되고 깨끗하게 단장되어 아름다운 도시 김해의 자랑거리로 등장했다. 국립 김해박물관은 철의 강국 김해를 의연한 모습으로 대변하고 있다.

김해도서관은 나를 김해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한 곳이다. '인문독서아카데미', '길 위의 인문학' 등 수준 높은 인문학 강좌가 이어졌다. 한동안 홀린 듯 강좌를 쫓아다녔다. 그 외 다양한 상시프로그램을 개설하여 김해도서관은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책의 도시 김해의 명성을 쌓아가고 다양한 독서회가 생겨났다. 각종 문화행사가 이어지고 문화적 소양을 쌓는데 부족함이 없다.

김해도서관은 '김해인'으로서의 자부심이다. 김해의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김해의 문화공간을 누리는 '김해인'이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 불편함이 없다. 대도시처럼 복잡하지 않아 도시적인 것에서 전원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어린자녀를 둔 사람들이나 자녀교육이 끝난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 김해가 아닐까한다.

동상동 재래시장은 마트와 백화점의 편리성에서 벗어나 옛 시장의 향수를 누릴 수 있는 정서적 공간이다. 지금은 다문화가정들이 늘어나 글로벌 시장이 되었지만, 전통과 글로벌이 아이러니하게 조화를 이루며 활기를 띠고 있다. 일요일이면 가끔 남편 손을 잡고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한번 씩 나가 새로운 기분을 가지고 돌아온다.

2일과 7일에 서는 김해 오일장은 나름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좌판대 위에 옹기종기 올려놓은 상품들은 정겨움을 자아낸다. 평소 시장에 가면 다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오일장이라는 의미로 뭔가 있을 것 같은 설렘을 만들어 낸다.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 북적거림이 풍성함을 만들어 낸다. 좌판 대에 갖추갖추 줄지어 늘어놓은 야채와 생선, 생활 잡화에서 먹거리까지. 수학으로 따질 수 없는 인문적인 향취를 자아낸다. 그래서 오일장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김해를 사랑하고 김해를 아끼는 사람으로 김해도서관은 정신적 소양을 갖추게 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전하교에서 국립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과 수변공원의 안락과 함께 도도히 흐르는 해반천은 마음의 평온을 안겨주는 휴식처다. 달랑 두량을 달고 느리게 달리는 경전철은 해반천과 어

우러져 오락용 열차처럼 느껴져 아날로그 감성을 선물한다.

김해의 이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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