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수 독자위원·시민

김해뉴스 독자위원 모임에서 지역신문이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의 위기담론은 내 또래의 청년이나 이웃 주민들이 대부분의 뉴스를 포털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지역신문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점에서 비롯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보다도,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걱정하며 시장원리에 따라서 운영기조를 바꾸려는 지역신문사의 근시안적인 대책이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전에 내다본 전망은 결코 독단적이거나 지나치게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다. 포털로 인해서 지역언론이 고사 직전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상황은 언론종사자들이 꾸준히 공감해온 이슈다. 최근 영국의 시사주간지 The Economist에서 최근 발행된〈Teenagers are rewriting the rules of the news〉라는 제목의 기사를 봐도 알 수 있다. 본문에는 한국 청소년들의 3분의 2가 전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그들 중 97%는 포털과 검색 엔진인 네이버에 의존한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 초 발표한 '2019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 지난 1주일간 종이신문을 읽었다는 응답 비율, 즉 열독률은 12.3%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만 종이신문을 보는 것으로 2002년 82.1%에 비해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선 이야기들을 종합하자면 지역신문, 그것도 종이신문으로 발행되는 지역신문사인 김해뉴스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김해뉴스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지역신문이 될 수 있을까?

답은 하나다. 지역신문으로서의 짙은 정체성을 띄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곳곳의 이슈를 보다 더 다양하게 발굴하고, 깊이 다뤄야한다. 또한, 관(官)이 아닌 지역주민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김해뉴스'라는 독보적인 제호를 내걸었다면 김해 시민에게 더 많이 다가가고 그 목소리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신문을 발행해야 한다.

얼마 전 경향신문의 기사 <읽고 싶어 훔치기까지 하는 신문…지금도 있다, 옥천에〉를 읽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옥천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호 위에 보이는 '지역의 공공성을 지키는 풀뿌리 언론'이라는 슬로건도 인상 깊다. 운영은 빠듯하지만 독자의 판단을 흐리는 광고형 기사를 최소화하고 지역의 부조리를 서슴없이 고발한다.

좋은 지역신문이 되겠다는 정신과 노력은 지역 주민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런데 김해뉴스는 지난해 어느 순간부터 인원이 줄더니 지면 수도 12페이지로 축소됐다. 이는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창구가 줄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주요기사를 쓰는 기자는 한정돼 있다. 기자들은 업무 부담에 시달릴 것이고 제한된 보도자료에 의존하다보면 다양한 지역주민과 친밀감을 형성할만한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사형 광고가 김해뉴스의 한 지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적도 있었다. 광고지만 독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그래도 인력의 한계 등을 겪으면서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는 김해뉴스 기자를 비롯한 여러 구성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역신문을 둘러싼 여러 가지 어려움을 직면하다보면 고민이 없을 수가 없고 한계도 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김해뉴스를 '공공재'로 보고 있다. '김해'라는 이름을 빌린 이상 김해 시민의 지역신문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진정으로 필자는, 김해뉴스가 살아남는 지역신문을 넘어서 살아 숨 쉬는 지역신문이 되길 바란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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