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2020년 한해를 시작할 무렵 잠시 방심한 틈을 타 '코로나19'가 등장했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감기같이 찾아와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우리는 매일을 이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일상'이라는 것이 틀어지고, 삶의 패턴과 관계마저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소화력이 부족한 국민에게 신뢰할 수 없는 언론과 온라인의 발달로 쏟아내어지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끝없는 공방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종 부담과 오해, 갈등을 생산하면서 서서히 피로감을 높이고 있는 듯합니다.

평소 주변 상황을 특별하게 체감하지 못했던 이들이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 대해 더 체감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두 군데의 균열이 도미노처럼 주위의 것들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하소연, 문화예술계의 몸부림, 늘 있었던 것들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수많은 결핍들이 서서히 우리가 늪에 빠진 것을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이제 발목을 지나 무릎정도 빠져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지만 또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우리 가운데서 빛나기 시작합니다.

간혹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들려오기도 하지만 자발적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운동 등 서로를 위한 배려를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의료진들은 가장 어려운 지역인 대구로 달려가고 어떤 이들은 마스크를 재어두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등 숨어있던 '인간성'이 발현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 위로 받으며 각자의 삶에서도 작은 실천을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외신들은 앞 다퉈 대한민국의 저력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가 위기상황을 겪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의 활약, 국민들의 자발적인 안전수칙 실천,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곳곳에서 남다른 미담이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힘입니다.

김해는 짧은 시간에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교육, 문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아직은 과도기적 성장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특별히 현재 시점에서, 그 과정은 어쩌면 위기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시민성숙도가 위기상황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해가 해내면 대한민국이 해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더 본질적인 고민들로 마음으로 모아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낙심하기보다는 '함께'라는 마음으로 위로 받고 희망을 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상식과 논리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매일의 가치와 기준이 달라지는 이 시대에 우리가 그 기준을 어디로 잡아가야 할지가 중요합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주인공이 늘 부르짖는 것처럼 우리의 기준은 '사람'이어야하지 않을까요?

풀뿌리 민주주의를 세워가며 모든 시민이 행복한 문화도시를 추구하는 김해의 초점은 '사람'에게 있어야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상식'을 만들고 '논리'를 세우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이천년 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현시대에 올바로 재현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가야땅을 밟고 살아가는 이들이 이뤄나갈 미래역사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는 '함께'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김해시민'이 김해의 로컬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김해에서 살아가는 다음세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위대한 유산'일 것입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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